[한국농어민신문]

한국식품연구원 김성수 박사

1인 가구·맞벌이·노인인구 증가 등 영향
국내 HMR시장 매년 10% 이상 성장 전망
맛·영양·정성까지 충족되는 제품 개발을


가을은 햇곡식, 햇과일이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다. 하늘은 맑고, 높고, 푸르며 시원한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 우리의 심신은 원기를 회복하여 활동이 많아지고 따라서 식욕도 왕성해지게 된다. 더불어 심신의 건강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건전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요즈음 우리는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이란 말을 많이 듣고 이 용어가 이제는 사회적으로 일반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정도로 일상화 되어 가고 있다. 가정간편식이란 말이 정확히 학술적으로 전문가들에 의해서 정의되어 나온 용어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일반적 수준에서 이해하는 용어의 정의는 가정에서 조리해서 먹는 식사를 대체하는 한끼, 간편하게 조리된 식사로 생각한다. 지금 시중에는 한식, 중식, 양식의 각종의 메뉴들이 조리된 형태의 식품으로 대형 매장의 진열대를 가득 매우고 있고 일상에 바쁜 소비자들은 각자의 기호에 따라서 다양한 식사를 선택하여 구매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가정대용식(CMR, Convenient Meal Replacement)이란 용어도 등장하였다.   이것은 간편하지만 결국 가열이나 간단 조리과정을 거쳐야 하는 HMR과 달리 조리과정 없이 바로 즉석에서 섭취할 수 있는 간편한 한끼 식사를 정의하는 것으로 바쁜 생활인들의 간편한 대용식사로 각광받고 있다. 즉, 컵밥과 레토르트 등의 간편식은 편하게 섭취는 가능하지만 조리를 하거나 가열 등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씨리얼바, 견과류바, 곡물영양바, 곡물분말제품 등 조리나 가열기구가 없이도 바로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간편함 때문에 그 소비가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식품업계는 가정간편식 시장 진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식품시장은 전반적으로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가정간편식 시장만큼은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분야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aT가 발간한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현황’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1년 1조1368억원에서 2016년 3조1519억원으로 6년간 101.1%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 식품업계는 2017년 이후 곧 시장규모가 4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가정간편식 시장의 급속한 확대 원인은 1인 가구의 증가, 맞벌이 부부의 증가, 핵가족화, 노인인구의 증가 등이 주요 요인으로 들 수 있다. 닐슨코리아의 왓츠넥스트(What’s Next)그룹이 발표한 한국인의 식생활에 관한 조사에서 일주일 평균 약 2회 정도는 가정간편식을 구입하여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그룹은 1인 가구수의 증가를 들 수 있으며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수는 2016년 현재 540만으로, 전체 가구 중 27.9%에 달한다고 하였다.

식품분야의 성장을 전망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동안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분야는 HMR이며 10% 이상 성장률을 보일 것이며 동반하여 식품산업도 8%가량 성장하며 시설 및 장비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정부 역시 식품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HMR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근거와 산업표준을 마련했고, 이 시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R&D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의 한 포털 쇼핑홈 조사 결과 30대 남녀는 쇼핑홈 검색과 실제 구매에 있어서도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온라인 소비자라고 한다. 이들 30대 남녀의 온라인 쇼핑 품목을 보면 여성은 냉동상품, 남성은 상품밥의 비중이 좀 더 높은 편이다. 20대 여성은 도시락, 시리얼바, 시리얼 순으로 검색했으며, 40대 여성은 레토르트 국탕찌개, 냉동패티, 냉동밥 순이다. 30대 여성은 냉동패티, 냉동만두, 냉동튀김, 냉동밥 순으로 검색 집중도가 구분되었다.

전체적으로 가정간편식의 소매점 판매 순위는 도시락, 냉동만두, 상품밥 순이고, 국·탕·찌개, 죽, 냉동밥도 2016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액 성장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최근 가정간편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웰빙, 다이어트, 보양까지 생각하는 세분화되고 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한끼 식사 섭취 개념을 넘어 맛, 영양, 건강, 저염, 저지방, 저당 등을 충족시키면서 간편한 조리 및 섭취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의 가정간편식 산업은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제품과 제조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정간편식은 우리나라처럼 급속히 산업화되고 바쁜 생활 속에서 핵가족이 늘어나고, 일인가구수가 증가하는 상황 하에서 그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간편식 시장의 급신장 추세가 바람직하다거나 그렇치않다고 평가하자는 것을 떠나서, 과거처럼 집안의 어머니께서 직접 시장에서 싱싱한 제철의 식재료를 사가지고 오셔서 가족들을 위하여 장시간 동안 준비하고, 조리하여 내어놓는 정성이 가득한 밥상은 맛과 영양에 더하여 어머님의 사랑이 더해진 최고의 건강식사이지만 이제는 점점 더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시대의 상황이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밥족, 혼술족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는 이제 우리들의 귀에 그리 놀랍게 들리지는 않지만 고독하고 외로운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러한 상황이 어쩔 수 없는 추세라면 이들이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어머님의 밥상처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정간편식의 맛과 영양 및 정성이 충족되는 제품으로 개발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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