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풍작…소비·시세도 좋아 ‘기쁨 두배’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제주 조천의 한 감귤밭에서 김영만 진영농원 대표(사진 앞)와 안성현 조천농협 팀장이 수확 직전의 감귤 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감귤이 현재 상황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여름철 풍부한 일조량에
수확철 비 없이 날씨 양호
고품위 출하물량 는 데다
예년보다 부패과 크게 감소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며 감귤, 딸기 등 겨울에 주 출하되는 품목들도 조금씩 시장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가 주춤한 김장철 이후 본격적인 시장 출하가 전개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산지에서도 주출하기에 맞춰 결실을 맺기 위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 겨울 작목은 생육 초반인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고, 수확을 앞두곤 일찍 찾아온 추위 영향도 받는 등 산지에선 작목을 키워내기에 유독 어려움이 컸다. 반면 여름철 가뭄이 당도를 올리는 데 도우미 역할을 하는 등 품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지난 13일 첫 출하를 개시한 제주의 한 감귤밭 방문을 시작으로 주요 겨울 작목 산지를 찾아, 주 품목을 중심으로 전체 부류별 겨울 작목 상황을 점검해 본다.

▲감귤 산지를 가다=제주 조천에서 2만1000여㎡ 규모의 감귤 농장을 운영하는 김영만 진영농원 대표. 13일 첫 출하 현장에서 만난 김 대표에겐 수확의 기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김 대표는 “최근 몇 해 동안 수확기 잦은 비로 품위 유지가 어려웠는데 올해엔 수확철 직전인 가을철 날씨가 양호했고, 여름철 일조량도 풍부해 감귤 당산비가 상당히 좋다”며 “이렇게 품위 좋은 물량이 나오면 소비와 가격을 떠나 일단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여기에 최근 감귤 소비와 시세까지 받쳐주고 있으니 첫 수확의 기쁨은 더할 나위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전언처럼 최근 노지 감귤 시세는 비교적 양호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극조생에서 조생으로 전환되는 올 11월 감귤 시세가 5kg 상품에 1만1000~1만3000원 사이를 오가며 1만원 내외를 유지했던 2016년과 2017년 시세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11월 과일관측에 따르면 2018년산 노지온주 생산량이 전년보다 3% 많은 45만4000톤으로 전망되고, 11월 노지온주 출하량도 전년 대비 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다행히 시세가 지지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 조천농협의 안성현 팀장은 “제주 지역 날씨는 생육 환경에 부합했고, 서울 등 주요 소비지 날씨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감귤 소비에 도움을 주는 등 산지와 소비지 환경이 제대로 들어맞았기 때문”이라며 “이외에도 감귤 산지에서의 50만톤 이하로의 생산량 감축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 수준으로 접어드는 등 산지 농가의 노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변수 역시 날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영만 대표는 “이런 날씨만 받쳐주면 감귤 품위가 계속해서 좋게 유지될 것 같다”며 “일단 시즌 초반 소비와 시세가 좋으니 산지에선 올 시즌은 긍정적으로 보는 농가가 많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산지와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 다만 선별 출하 과정에서의 좀 더 세밀한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고태호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차장은 “올해 극조생 감귤이 예년에 비해 시세가 좋았던 것은 부패 과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조생 감귤 역시 시세가 양호하게 지지되고 있다”며 “단 조생감귤은 출하물량이 많기에 시장에서 적체되지 않고 출하될 수 있게 산지에서 선별 과정에 유독 더 관심을 기울여야 극조생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올 겨울 과일 시장은=감귤을 비롯해 저장 물량이 나올 사과, 배, 단감 등 겨울 과일 시장 분위기는 겨울 초입에 들어서고 있는 11월 중순 현재,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있다. 면적 감소에다 저온, 폭염 등으로 인한 단수 감소로 올해 사과와 배, 단감 모두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저장량도 많지 않다. 여기에 풍부한 일조량 속에 맛은 좋아 사과와 배, 단감 모두 지난해는 물론 평년 이상의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겨울철 주 작목으로 떠오른 딸기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딸기의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11월에 낮은 기온 등으로 나오지 못한 물량이 12월 이후 몰려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뒷시세를 기대하기보다는 순차적인 출하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당부하고 있다.

이영신 가락시장 중앙청과 전무이사(과일본부장)는 “생산, 저장량이 적고 맛은 좋아 전년과 평년 대비 과일 시세가 높을 수 있지만 1~2월까지 가면 기대 심리보다 가격이 낮게 나올 수 있다. 특히 과채류이지만 과일 시장에서 경쟁하는 딸기 양이 늘었고, 12월 이후엔 물량이 몰릴 수도 있어 겨울 과일 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이사는 “여기에 현재 증권 시장이나 부동산 경기 등을 보면 겨울 소비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며 “현재 시세가 나쁘지 않으니 (설에 주로 쓰이는 대과가 아닌) 중소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출하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경욱·강재남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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