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 한 사모펀드가 대아청과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이 사모펀드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수 추진 ‘와이어드파트너스’
NH투자증권에 투자 제안
‘긍정적 검토 중’ 얘기 나와 

농협 자회사 정체성 고민 없이
도매법인을 투자 대상으로 봐
"돈 장사에 혈안" 비판 거세


서울 가락시장의 대아청과 매각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러나 인수 의향을 밝힌 참여자가 사모펀드라는 점과 이 사모펀드에 NH투자증권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와이어드파트너스란 곳에서 대아청과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 와이어드파트너스가 NH투자증권에 인수 투자를 제안했고, NH투자증권이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농협이 도매시장에 단기 투자로 수익에만 매몰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농협경제지주는 공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 공영도매시장에 12개의 공판장을 운영하면서 민간 도매시장법인과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다.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이 분리돼 있는 구조지만 농협이라는 정체성을 고려한다면 사모펀드에까지 투자를 해 수익에만 골몰해야 하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는 공영도매시장의 공공성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매법인 역시 공적인 역할이 강조되는데 농협이 이러한 공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 없이 도매법인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매법인을 투자의 개념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공적인 운영의 주체로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도매법인의 사모펀드 인수로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농협이 같은 사안으로 논란의 중심에 또 다시 들어가야 하는 비판도 나온다. 2015년 당시 동부팜청과가 사모펀드인 칸서스에 매각되면서 매각 차익은 물론 투자 자본이 공영도매시장에 유입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온 바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협이 공영도매시장에 공판장을 12개나 운영하게 하도록 한 것은 생산자단체(농협)가 민간 도매법인과 경쟁하면서 공적인 역할을 선도하라는 목적이 있다”며 “이러한 목적을 도외시하고 농협이 투자 자본에 발을 담그는 것은 농협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농협의 정체성이 무엇이냐. 그동안 생산자단체를 자임하면서도 비판을 받은 것 중의 하나가 돈 장사에만 집중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번처럼 사모펀드에까지 투자하면서 도매시장에 진출한다면 또 다시 돈 장사에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협이 사모펀드 투자보다는 오히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판장의 지원을 강화해 농민과 출하자의 소득을 올리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이는 농협이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분리해 사업의 영역이 다르긴 하지만 민간 도매법인에 투자를 해 공판장과 경합을 할 것이 아니라 내부 사업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이러한 기류는 농협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승구 한국식품유통학회장(동국대학교 교수)은 “농협이 도매시장에 투자를 한다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판장에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며 “아무리 신용 부문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농협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정체성이 있는데 도매시장법인을 투자의 개념으로 보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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