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채소 재배해 보니…‘농업도 재미있다’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 유경호 이장(왼쪽부터), 서종효 대표이장, 강영수 이장이 대구시 한복판에서 도시농업으로 농부의 꿈을 펼치고 있다.

도시 자투리땅서 농사 짓고
유치원생부터 일반인까지
체계적 농업교육 호응

쉽고 가까이 농업 접할 수 있게
‘대구청년협업농장’ 준비 착착
유튜브 채널 ‘농사직방’ 운영도


시민들의 여가 생활 중 일부라고 여겨졌던 도시농업을 삶의 수단인 비즈니스(사업)로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창구로 만들어보자는 당찬 젊은이들이 있다. 그것도 농업회사법인 희망토라는 회사를 를 설립해 대도시인 대구의 중심부 수성구에서 활동한다. 희망토에는 현재 서종효 대표이장(32), 강영수 이장(40), 유경호 이장(29) 등 3명의 청년들이 활동하고 있다. 벌써 6년째 도시의 자투리땅을 활용해 농사를 짓고, 농업의 가치와 발전 가능성을 설파하고 있다. 청년농부라고 자처하는 이들은 왜 도시 한 복판에서 무모할 것 같은 도시농업에 도전하게 됐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들이 생활하는 희망토 농장을 찾았다.

이들이 운영하는 터전은 대구시 수성구청에서 운영하는 공영도시농업농장을 임대한 곳이다, 주말농장 뒤편에 자리 잡은 농장에는 늦가을까지 무, 배추, 상추가 자라고 있다. 며칠 후면 겨울이라 남은 채소를 수확하고 나면 긴 겨울 동면에 들어간다. 그래도 농장 옆 농부가 운영하는 단동하우스 중 660㎥ 규모 1동을 임대해 동절기 채소 재배할 예정이다. 작지만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희망토는 경북대를 다녔던 서종효 이장이 창립했던 텃밭동아리 희망토마을에서 출발했다. 서종효 이장과 텃밭동아리에서 도시농업을 실천했고, 졸업 이후 사회에 진출해서도 농업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강영수 이장, 유경호 이장이 동참했다. 여기는 농촌의 문화를 이어간다는 취지에서 처음부터 이장 직함으로 활동한다.

강영수 이장은 “희망토는 영농기술을 습득해서 해외농장에서 식량을 생산해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며 “더불어 환경을 보전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농업적 가치가 충분히 갖춰져야 된다는 생각에 서로 의기투합 하게 되면서 도시농업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도시농업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에 진출하면서 수익을 올리기 위한 비즈니스라는 영역 구축 필요성이 있게 됐다. 현재 대구시 수성구청에서 토지를 대여해 주고 있으나 경제적인 자립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도시농업을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접목된 것이 교육이다. 현재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지역아동센터 등 텃밭을 조성한 학교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농부학교, 가족농장, 김장농사 등 농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농업 자체도 교육적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농업에 대한 철학을 아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한다.

강 이장은 “농업의 가치를 아이들에게 알리는 교육과 함께 관련 재료 제공, 도시재생사업에 동참하면서 수익을 만들고 있다”라며 “도시농업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농업적 삶에 공감한다면 아이들의 삶도 변할 것이라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농업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접근하는 같은 젊은이들 찾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농업에 관심을 가지는 청년도 양성해 보자는 방향까지 설정하게 된다. 도시농업이 도시민의 힐링에 머물지 않고 청년농업인의 일자리 창출 통로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가능성을 본 것이다. 우선 청년들에게 농촌과 농업을 익숙하게 만드는 방법이 필요한데 도시농업이 이것을 실현하는데 적합하다고 본다.

강영수 이장은 “도시청년에게 도시농업을 통해 농업을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며 “상추를 키우고, 수확하면서 재미를 느끼면 농업에 대한 가치를 알고 농업을 괜찮은 직업이라고 판단해 당장 또는 20년 후에라도 종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은 충남 홍성에서 젊은 청년농업인을 육성하는 협업농장을 모방해 ‘대구청년협업농장’ 설립을 꿈꾸고 있다. 그들의 꿈은 느리지만 하나하나 형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청년농업인을 유인하기 위해 올해 660㎥의 단동하우스를 대구시 지원을 받아 직접 지을 계획이다. 이곳에는 농업에 뜻을 둔 청년들을 협동조합 형태로 모집해 운영하게 된다. 참여하는 청년에게 소액이라도 출자금을 받아 소속감을 높이려 한다. 농업에 적성에 맞아 독립하면 출자금을 반환하고 청년농업인으로 정착하도록 도와 줄 예정이다. 나름 전국의 청년농업인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원하는 지역에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이장은 “250만의 대구시 인구 중에서 70만명이 청년들이고, 이 청년들의 1%만이라도 농업에 관심을 가져도 엄청난 자산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농업에 종사하라는 것은 아니다. 일정부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대안도 함께 제시한다. 그 대안은 학교텃밭 등을 관리하는 도시농업관리사로 활동하는 것이다. 현재 도시농업전문가양성 과정 80시간 교육과 농업관련 국가자격증을 갖추면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이 부여된다.

강영수 이장은 “현재 도시농업관리사 대부분이 60대 층이다. 아이들에게 농업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농작물 재배를 놀이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교육과 관리를 담당하는 도시농업관리사에 젊은 청년들이 진출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해외 기아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해외농장을 설립하려는 계획도 차츰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2년 전부터는 유튜브 농사전문채널 ‘농사직방’을 통해 농사버라이어티 방송까지 제작해 운영한다.

서종효 이장은 “올 겨울부터 베트남 달랏 지역에 약 2300㎡ 규모의 체험농장을 실험적으로 운영해 볼 계획이다”라며 “이곳에서 현장에 맞춰 작물을 선택하고 농사법을 익혀 현지인들과 소통해 나가는 첫 시작점으로 활용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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