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2018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 부대행사로 열린 수출활성화 정책세미나에 농기자재CEO 수십 명이 참여했다. CEO들은 스마트팜 전후방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북방경제협력과 연계한 온실 및 농기자재 진출방안 등을 경청하며 궁금증을 풀었지만 아쉬움도 토로했다. 반복된 건의에도 시설원예분야 농기자재 표준화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 요지였다.

어느 CEO는 전동개폐기모터를 생산하는 3곳을 예로 들며 규격이 제각각인 탓에 호환성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산 전동개폐기모터를 사용하던 일본 농가가 한국산 타사제품을 후속으로 구입했다가 기존 규격과 달라 곤란을 겪은 사례도 제시됐다.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일부업체들이 엉망으로 온실을 시공해 한국기술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며, 농진청 기준이라도 적용하자는 제안도 눈길을 모았다.

유리온실을 짓는데 대략 2000여개의 자재와 부속품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물이나 경작방법, 시설에 따라 자재가 다르고, 기업 노하우나 이해관계가 얽혀 표준화가 쉽지 않다. 하지만 산업발전에 있어 이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헨리포드는 부품 표준화로 자동차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고, 스티브잡스는 스마트폰 표준화로 세계시장을 창출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처럼 그럴듯한 기술만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수출을 견인하는 게 아니다. 기초와 근본에 충실하지 못한 기술은 오래갈 수도 없다. 농기자재의 첨단화, 스마트화의 출발점을 표준화에서 찾아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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