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단전·단수, 수협 최후통첩에
구시장 상인 “이전 못해” 버티기
출하주들 상장 기피
8일 기준 누적경매물량 60톤 ↓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 상인들이 경매진입로를 점거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어 경매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이 지난 5일 구시장 건물에 대한 단전·단수를 단행하자 구시장 상인들은 신시장 차량 진입로를 막고 농성을 이어 갔다. 이로 인해 수협 측과 구시장 상인 간 몸싸움이 일었고 농성이 몇 일째 이어지자 노량진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물론 경매를 위한 수송차량까지 통행에 차질을 빚었다. 

노량진수산시장 측에 따르면 농성이 계속되면서 8일 기준 누적 경매물량이 60톤 가량 감소했으며, 일일 경매물량도 평소 200톤 이상에서 194톤 수준으로 줄었다. 

시장 법인 관계자는 “구시장 상인과 노점상연합회 등이 단전·단수 해제를 요구하면서 경매에 차질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출하주들이 노량진시장으로 상장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수협 측과 구시장 상인들의 대립이 극에 달해 농성 해제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물리적 충돌도 일어났다. 

이와 관련 민주노련(민주노점상전국연합)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와 민중당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 과정에서 수협 측이 몸싸움을 유발해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히면서 단전·단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서울시와 정부가 노량진수산시장 문제를 직접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수협 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며 ‘상인들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수협은 입주신청 마감일인 9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브리핑을 열어 신시장 이전을 당부하면서 임대료 문제 등 구시장 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설명했다. 

수협은 이 자리에서 임대료가 비싸다는 문제에 대해 연간으로 따지면 평균 임대료 487만원 당 2억99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임대료 비중이 1.6%선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구시장 존치에 대해선 2000년대 초부터 열악한 환경과 위생 문제 때문에 상인들이 현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적극 사업에 참여해 왔다고 얘기했다. 

이와 관련 수협 관계자는 “입주신청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한 이후에는 더 이상 입주기회를 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시장 상인들도 이대로는 입주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어 당분간 시장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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