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포도영농법인 베트남 수출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고산영농조합법인이 8일 베트남으로 수출한 샤인머스켓은 품질 가치를 인정받아 고단가로 수출길에 올랐다. 사진은 이 샤인머스켓 수출을 기념한 선적식 모습.

일부 물량 맞추기만 급급
저품위 풀리면서 가치 하락
내수·수출시장 혼탁 우려
“고품위 출하 유지해야” 
산지 생산농가 한 목소리


저장성이 좋은 샤인머스켓 포도가 올 연말까지 계속해서 시장에 출하될 예정인 가운데 산지에선 최근 과당경쟁으로 내수와 수출 시장이 동시에 혼탁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경북 상주의 고산포도영농조합법인에선 ‘샤인머스켓 포도 대 베트남 수출 선적식’이 진행됐다. 고산포도영농조합법인은 100여명의 농가가 함께하는 포도 생산자 조직으로 이 자리에서 만난 샤인머스켓 산지 관계자들은 “일부 물량 출하에만 초점을 맞춘 저품위 샤인머스켓이 국내외 시장에 풀리면서 대한민국 샤인머스켓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선 이날 진행된 베트남 수출과 비교하며 수출 단가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베트남에 수출된 물량은 기존의 항공이 아닌, 처음으로 컨테이너를 이용해 선박으로 수출됐다. 이 샤인머스켓 물량은 2kg에 3만5000원이라는 고단가로 수출길에 오른다. 15일부터는 3만6000원까지 단가가 상향 조정된다. 베트남과 함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 시장엔 15일부터 3만8000원에 수출 단가가 맞춰졌다.

김형수 고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베트남과 중국이 주 샤인머스켓 수출국인데, 우리는 품질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품질은 그만큼 가격대도 인정받고 있다”며 “이달 중순 베트남 호치민시에선 한국산 샤인머스켓 기념행사도 열린다”고 전했다.

이렇듯 수출국에서 한국산 샤인머스켓을 인정해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적만 내기 위한 저품위의 샤인머스켓이 수출 시장에 나와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황의창 한국포도회장은 “(2kg에) 2만원 주고 수출했다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것도 샤인머스켓 재배가 그리 늘지 않았던 그동안 고품위 샤인머스켓 맛을 본 현지에서 한국산을 인정해주기 때문인데 그런 물량이 수출되면 수출가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국내 시장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내수 역시 현재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도매 단가가 2kg에 2만원 중후반대까지 형성될 수 있음에도 최근 5000~6000원 대의 샤인머스켓 가격대까지 나왔다는 것.

황 회장은 “5000~6000원대밖에 나올 수 없는 물량이 시장에 출하되고 있어 자칫 재배면적이 급증해 물량이 크게 늘어날 내년 이후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면 포도산업은 다시 후퇴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샤인머스켓은 저장성이 좋아 수입포도가 주 출하되는 겨울철까지 시장에 출하될 수 있어 수입포도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고품위 출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강원도에서 시작해 남부지역까지 샤인머스켓 재배 순회강연을 다니고 있는 중”이라며 “우려스러운 내용을 강연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언론 등을 통해서도 알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자리에선 최근 샤인머스켓 명칭과 관련해 끝에 자가 ‘캣’, ‘캇’ 등 여러 명칭이 통용되고 있지만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샤인머스켓’으로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에 문의한 결과 농식품부 과수 담당자도 “국립종자원에 ‘샤인머스켓’으로 명칭이 등재돼 있고, 정부에서도 샤인머스켓으로 통용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기관, 단체에도 알려나가겠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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