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지난해 구곡 5만톤을 시장에 방출키로 하면서 농가의 강한 반발과 원성을 사고 있다. 더욱이 향후 5년간 적용할 쌀 목표가격 재설정을 앞두고 산지 쌀값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구곡을 방출키로 한 것은 다른 의도를 겨냥한 꼼수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피땀 흘려 일 년 농사에 매진한 농업인들에게 결실의 기쁨을 빼앗는 처사이자 오히려 실의와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점에서 즉각 철회돼야 마땅하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를 비롯한 농민단체들이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구곡 방출 철회를 촉구한 것은 쌀값 정상화를 위한 생존의 절규에 다름 아니다. 쌀값은 2016년 80kg 1가마 기준 12만9000원으로 30년 전 가격으로 추락했다. 당시 농업인들은 풍년에도 불구하고 재고과잉 등으로 수확기 쌀값이 급락해 손해를 본 것은 물론 정부의 변동직불금 재정부담도 컸다. 다행히 지난해 수확기 정부의 신속한 사전 시장격리로 쌀값은 회복세로 돌아서 현재 19만원을 넘었다.

하지만 생산비를 감안하면 현재 쌀값은 농가에게 충분치 않다. 생산비가 2004년 10a당 58만7748원에서 지난해 69만1374원으로 약 17.6% 올랐지만 쌀값은 같은 기간 16만2277원에서 15만3213원으로 오히려 5.6%나 하락했다. 더욱이 올해 예상 수확량이 387만5000톤으로 연간 수요량보다 9만톤 정도 많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대도 정부가 구곡 5만톤을 방출하는 것은 시장에 혼란만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구곡방출 즉각 중단은 물론 쌀 목표가격 24만원 설정에 주력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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