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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김장철 점검] 해남 제외하면 배추 수급 ‘이상 무’···시세 평년보다 소폭 오를 듯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날씨 때문에 힘들었지만 잘 길러냈습니다.” 충북 괴산의 한 배추밭에서 양승일 부흥농산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속잎이 더 튼실한 배추를 들어보이고 있다.

찬바람이 시나브로 불어오기 시작하며 산지와 시장에선 김장철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배추 산지에선 본격적인 수확철에 다다랐고, 일부 김치업계나 절임배추용으로 김장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있기도 하다. 올 김장철은 유독 궂은 날씨로 인한 작황 부진에 시달렸고, 그럼에도 산지에선 생산비를 더 투입하는 등 김장철 수급에 문제를 주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김장용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있는 충남 아산과 충북 괴산 등 충청권 산지 탐방을 중심으로 2018 김장철을 점검해봤다.


태풍·우박 등 시달린 배추 산지
생산비 더 투자하며 집중 관리
충청권은 출하 문제없겠지만
해남은 열흘 가량 지연될 듯


▲배추 산지 표정=“정식 때 잦은 비에서부터 수확을 앞둔 최근 이른 추위까지 날씨가 정말 도와주지 않았지만 생산비를 많이 투입하고, 작물 관리에 더 신경을 쓰면서 이렇게 원활히 수확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충북 괴산의 한 배추단지에서 만난 양승일 부흥농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김치업계에 보낼 물량을 시작으로 막 김장철 배추 출하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는 현재 괴산을 비롯해 충북 일대 33만㎡(10만평), 해남에 39만6000㎡(12만평) 규모의 배추를 재배하고 있다.

양 대표는 “충청권의 경우 정식 시기인 8월 20일경 비가 많이 와 밭이 물자리가 많았고, 최근엔 추위가 빨리 찾아와 결구가 잘 되지 않는 경향도 보였다. 특히 해남은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까지 받아 작황이 상당히 좋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비료 시비를 더 하는 등 생산비를 평년 대비 30% 이상은 더 투자해 작물 관리에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그는 “충청권 물량은 출하하는데 무리가 없고, 작황이 안 좋은 것에 비하면 배추 상태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괴산을 방문한 뒤 찾은 또 다른 충청권 주요 가을배추 산지인 충남 아산시 일대는 우박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산시 배방 일대에서 130만㎡(40만평) 규모의 배추 밭을 관리하고 있는 안원천 관리소장은 10월 31일 절임배추용으로 첫 김장용 배추 출하를 시작했다. 안 소장은 “이달(10월) 중순에 이 지역에 우박이 내렸다. 이에 배춧잎이 우박 피해를 받았다”며 “새순을 돋게 하기 위해 비료를 더 주는 등 생산비도 많이 투입됐고, 현재 작업을 하면서도 겉잎을 벗기는 작업을 해야 해 일손이 더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박으로 인해 겉모양은 안 좋을 수 있지만 속은 튼실하다”며 “11월엔 김장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물량이 출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첫 김장용 배추가 출하될 충청권에선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비가 더 들어가는 등 산지의 노력 속에 수확 및 출하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상대적으로 작황이 더 좋지 못했던 해남 지역은 출하가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충청권은 정상적으로 물량이 나와도 해남은 태풍에다 최근 낮은 기온 등으로 워낙 작황이 안 좋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출하가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요 김장 배추 산지인 충남 아산의 한 배추밭에서 절임배추용으로 보내질 김장 배추가 첫 출하를 진행했다.


배추, 10kg에 5000~6000원
무, 20kg 7300원 내외 전망
건고추·파 평년보다 시세 높고
마늘·양파는 평년보다 낮을 듯


▲도매시장과 관측기관의 전망=도매시장에서도 산지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남 지역을 제외하곤 큰 무리 없이 출하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

가락시장의 오현석 대아청과 경매부장은 “해남 이외 지역은 배추 출하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남은 평년대로라면 11월 중순부터 물량이 보여야 하는데 올해엔 정식이 늦었고 결구도 잘 안 되고 있어 12월은 돼야 물량이 보일 것 같다”고 전했다.

작황이 좋지 않거나 출하가 지연돼도 시세는 우려할 수준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오 부장은 “산지에서 어려움을 겪어도 시세는 그리 높을 것 같진 않다. 김장 소비가 되지 않고 있고, 외식업계도 불황이기에 시세가 좋지 못했던 지난해 5000원보다 조금 높은 10kg 상품 기준 5000~6000원 대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농산물 관측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도 시선을 같이하고 있다.

1일 농경연 관측본부가 발표한 11월 엽근채소 관측 결과를 보면 11월 가락시장에서 배추 1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작년(4930원)과 평년(4920원)보다 소폭 높은 5500원 내외로 전망됐다. 무는 평년 시세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11월 무 도매가격은 20kg 상품에 7300원 내외로 7510원이었던 지난해와는 비슷하나 8300원이었던 평년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고됐다.

다만 배추와 무 모두 향후 저온 등의 기상변화에 따라 가격 전망치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제했다.

양념채소는 품목별로 시세 전망이 엇갈렸다.

농경연 관측본부의 11월 양념채소 관측을 보면 건고추는 11월 화건 상품 600g당 평균 도매가격이 2018년산 건고추 생산량 증가로 전년(1만3000원)과 전월(1만2300원)보다 낮은 1만500원 내외가 전망됐다. 다만 평년 가격은 8050원으로 평년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대파는 출하면적 감소에다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 여파가 이어져 11월 도매가격이 kg 상품에 2200원 내외를 오갈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1500원이었던 평년과 1300원이었던 지난해보다 높은 시세 전망이다.

반면 마늘과 양파는 약세가 전망됐다. 11월 깐마늘 도매가격은 저장마늘 재고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입고가격 하락으로 전년(6500원/kg 상품)과 평년(6000원)보다 낮은 5850원 내외를 형성할 것으로 예고됐다. 양파 역시 11월 양파 가격은 재고량 증가로 출하량이 많아 kg 상품에 1200원이었던 지난해와 1040원이었던 평년보다 낮은 전월(740원) 수준의 보합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장철 맞은 김치업계는=김장철을 맞은 김치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무엇보다 중국산 김치의 공습이 가속화되면서 경영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찾은 충북 청주의 예소담은 하루 김치 생산량이 20톤을 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김치품평회에서 최다 수상(5회)도 자랑하는 김치 중견기업이다. 하지만 이 업체 역시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윤병학 예소담 대표는 “중국산 김치도 최근에는 HACCP 등 한국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맞춰 수출하는 등 많이 좋아졌고, 가격은 1/3 수준이다 보니 해마다 수입량이 늘고 있다”며 “심각한 문제는 유통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주로 중국집 등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를 구매했는데, 이제는 온라인으로 가정에서도 중국산 김치를 사먹는다”고 우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김치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윤 대표는 “김치는 고부가가치 산업은 아니다보니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한 달 인건비만 2000만~3000만원 정도 추가로 지출되고 있다”며 “김치를 무치는 등 사람이 해야 되는 작업 외에는 최대한 자동화를 하기 위해 어렵지만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대표는 김치업계가 원·부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보통 배추 시세가 폭등하면 정부에서 비축을 하는데, 이 물량을 필요로 하고 긴급한 김치업체에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등 수급안정화 방안을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위축되는 김치 소비 및 김장 문화=김장 수요와 김치 소비 모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25일 ‘김치와 김장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요즘 집에서 주로 어떤 김치를 먹는지’ 물은 결과 직접 담근 김치가 64%, (부모나 친지 등) 주위에서 얻은 김치가 19%, 구입한 김치가 15%였다. 직접 담근 김치는 1994년 95%에서 2003년 76%, 2013년 67%, 2018년 64%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전체적으로 김치 소비문화는 위축되고 있었다. ‘작년 김장 방법’을 묻는 질문에 지난해 김장에 직접 김치를 담갔다는 64%, 주위에서 얻었다는 24%, 구입했다는 11%였다. 직접 김치를 담갔다는 비중은 2003년 74%에서 10% 줄어들며 김장철 김치 담는 이들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할 때 ‘반드시 김치가 있어야 하는지’를 물어본 결과에선 55%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비중은 2003년 85%, 2013년 71% 등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고, 특히 20대의 34%, 30대의 39%만이 반드시 김치가 있어야 한다고 답해, 앞으로 계속해서 김치 소비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결과는 한국갤럽이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7503명에게 물어 1002명(응답률 13%)에 답한 결과로 표본오차는 ±3.1%에 95% 신뢰수준이다.

농경연 관측본부가 10월 18~21일 나흘간 소비자 패널 622명을 대상으로 올 김장 의향 조사를 한 결과에선 올해 김장 수요가 지난해보다도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올 김장 시 소비되는 배추 포기 수(4인 가족 기준)는 작년(24.4포기)보다 1포기 감소한 23.4포기로 조사됐다. 또 올해 김장은 11월 하순~12월 상순에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김장 시기는 작년 대비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파악됐다.

김경욱·이기노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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