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삼인>

국내시장 점유율 5%뿐이지만
10년 만에 흑자전환 ‘눈앞’
‘가치제고 프로젝트’ 추진
엠블럼·디자인 교체 등 결실

"경쟁 통한 1위 업체 견제로
독과점 구조 완화가 바람직"
"지역 브랜드와 통합을" 지적도


농협홍삼 ‘한삼인’이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

2009년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농협홍삼이 10년만인 올해, 첫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농협홍삼 가치제고 프로젝트’를 통해 엠블럼과 제품 디자인 등을 과감하게 바꾼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에 따르면, 농협홍삼은 지난 2009년 18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2010년 68억원, 2011년 79억원, 2012년 114억원, 2013년 141억원, 2014년 87억원, 2015년 36억원, 2016년 89억원, 2017년 19억원, 2018년 8월 현재 6억원 등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2018년 8월까지 농협홍삼의 당기순손실 누적액은 총 627억원으로, 연평균 매출액 590억원을 넘어선다.

국내 홍삼시장의 점유율에서도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에 완전히 밀려 수 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국내 홍삼시장의 점유율은 인삼공사가 75%인 반면, 농협홍삼은 5%에 불과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가치제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농협홍삼은 지난 9월 추석 시즌을 맞아 새로운 엠블럼과 제품 디자인을 선보였다. 전통적인 붉은색과 황금색 중심의 엠블럼 마크는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농부를 대표하는 일러스터를 넣는 등 파격변신을 시도했다. 농협 한삼인의 철학이 전달될 수 있도록 엠블럼을 정비하고,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붉은색 계통의 제품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한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9월 기준으로 농협홍삼이 마침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농협홍삼은 올해 10년만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농협홍삼 관계자는 “농협홍삼만이 가지고 있는 요소인 대한민국 농협, 농부, 삼을 엠블럼화하는 등 한삼인만의 브랜드를 새롭게 정비했다”며 “아무래도 후발업체다 보니 정관장보다 홍삼성분은 높고, 가격은 5~10% 정도 낮게 유지하고 있는데, 가치제고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농협홍삼 한삼인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타 브랜드와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삼업계에선 농협홍삼의 선전을 고대하고 있다. 현재 정관장의 독과점을 타개하기 위해선 2등 업체인 농협홍삼의 분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인삼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삼공사가 인삼업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독과점 구조는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경쟁을 통해 1위 업체인 인삼공사를 견제해야 인삼 수매가 인상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삼산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농협홍삼의 브랜드 통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농협홍삼 한삼인 외에도 12개 지역인삼농협 중 일부농협은 자체 브랜드를 사용해 홍삼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다른 인삼업계 관계자는 “농협홍삼이 똘똘 뭉쳐도 정관장에 될까 말까 한데, 농협홍삼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일부 인삼농협은 홍삼재고가 경영부실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나서 농협홍삼의 브랜드 통합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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