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예학회 학술발표회

성장 잠재력 크고 수출 유망
국내 기후에 적절한 기술 필요


한국형 시설원예 이론을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기상기후에 따른 시설원예 산업의 정체기를 벗어나려면 선진국이 아닌 우리나라 기후에 적절한 기술을 개발, 이를 산업화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한국원예학회가 지난 17~20일 여수엑스포컨벤션에서 진행한 ‘원예산업 가치사슬 발전과 통계’라는 주제의 제109차 추계학술발표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이번 학술대회는 특별강연(18일)과 심포지엄(19일)으로 나눠 진행됐는데, 이 중 두 번째 날 ‘시설원예분과’ 심포지엄에서 손정익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한국형 시설원예연구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만의 시설원예산업 이론을 정립하고, 기술을 개발해야 할 때라는 것.

손 교수는 “시설원예는 기술과 자본, 노동이 고도로 집약된 농업으로 우리 농업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크고 수출농업으로도 유망한 분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최근 농촌인구 감소, 임금 및 농지가격 상승, 기상이변 등이 시설원예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특히 국내 기후에 적절한 기술개발의 차별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네덜란드나 일본의 시설원예 이론과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데, 기후를 포함한 환경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손정익 교수의 주장이다.

손 교수는 “시설원예의 선진국인 네덜란드는 사계절 기온차가 작고, 일본은 동절기 기온이 낮지 않지만 하절기 날씨가 고온·고습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각각의 생육환경조절과 에너지 절감에 효율적인 접근이 이뤄졌다”고 언급, 네덜란드와 일본의 시설원예산업을 둘러싼 환경조건을 비교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실제 사계절로 구분돼 있기 때문에 연중생산을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가 있어야 하며, 사계절 기온차가 작거나 편중된 지역에 비해 비선형적 환경조절이 필요하다”며 “그만큼 여러 패키지 형태의 기술이 개발돼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 교수는 “장기적으로 시설원예산업의 가치와 국내 환경을 고려한 한국형 시설원예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국가적 적정한 목표에 근거해 효율적으로 산업화가 가능한 부분과 국제화 연구를 통해 한국형 시설원예 이론을 정립하고,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강조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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