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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온 제주 양배추 농가···“하차거래 중단하라”
   
▲ 제주 지역 농민과 유통인 등 150명이 지난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주산 양배추 경매 현행 유지 촉구 및 농민 생존권 쟁취 상경 투쟁'에 참석해 양배추 하차거래 반대와 제주 농민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김흥진 기자

국감 열리는 서울시청서 목청
“추가비용 고스란히 농가 부담”
서울시·농식품공사 강행 성토


제주 양배추 생산농가들과 산지유통인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이들이 서울까지 상경해 투쟁의 목소리를 냈다. 이유는 가락시장에서 시행될 예정인 제주 양배추 하차거래 때문이다.

지난 18일 오전 9시 서울시청에서는 “제주 농민 다 죽이는 하차거래 반대한다”, “제주 농민 생존권 보장하라”, “서울시는 제주산 양배추 하차경매 강요 갑질 중단하라”와 같은 절박한 목소리가 가득했다. 농민들의 이 같은 외침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장으로 향하던 국회의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국정감사가 시작되자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자리를 옮긴 농민들은 집회를 이어 갔다. 제주산 양배추 하차거래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주최하고, 애월읍 양배추생산자협의회가 주관한 ‘제주산 양배추 경매 현행 유지 촉구 및 농민 생존권 쟁취 상경 투쟁’에는 제주 지역 양배추 생산농가와 관내 농협 조합장 및 임직원, 산지유통인 등 15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서울시공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양배추 하차거래의 부당성을 알리고, 하차거래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고스란히 농민들이 부담하는 것은 공영도매시장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가락시장 양배추 하차거래는 지난 9월 육지에서 출하되는 양배추를 시작으로 오는 12월 제주 지역까지 확대된다. 제주 지역 농민들은 양배추 하차거래를 위한 시설이 전무한 상태고, 팰릿 작업에 따른 추가 작업비 비용이나 운송비를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예를 들어 현재 제주에서 하루 양배추 출하작업을 하면 인부 5명 기준으로 1600망까지 할 수 있다. 그러나 하차거래가 시행되면 작업 물량은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전과 같은 물량을 작업하려면 산술적으로 2배의 인건비가 드는 셈이다. 여기에 팰릿 출하는 컨테이너 적재 효율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물류비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

결국 농민들은 이러한 추가 비용을 모두 생산 농민들에게 부담 지우는 것이 공영도매시장이 해야 하는 일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김학종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농사만 열심히 지으면 되는 줄 알았지 머리띠 두르고 서울에 올라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하차거래 시행을) 사전에 제주 농민들과 얘기 한번 해 봤나”며 양배추 하차거래의 시행을 강행하는 서울시와 서울시공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농민들과 함께 산지유통인들 역시 이번 양배추 하차거래 반대에 뜻을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천춘근 전국양배추유통인연합회장은 “(현재 하차거래가 진행되는 이유는) 생산자와 유통인들이 단합하지 못해서다”며 “유통인이나 생산 농민들이 단결을 해야 한다. 물류에서도 제주 양배추 하차거래 반대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제주 농민들의 외침에 농업 관련 단체들도 힘을 실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탁상행정으로 일관하는 서울시공사를 강력 규탄했다. 한농연중앙연합회는 “차상거래 품목의 하차거래 전환으로 생산농가가 떠안고 있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포장개선을 위한 비용 및 인건비 증가, 팰릿 적재에 따른 적재량 감소로 인한 물류·운송비용 증가도 모자라 일부 품목은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포장방법으로 상품성 저하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공영도매시장의 관리주체가 하차거래로 인해 더욱 절망의 늪에 빠지고 있는 생산자와 출하자를 철저히 외면하는 처사”라며 “서울시공사는 하차거래 시행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그 이후를 도모해도 늦지 않다.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로 생산자와 출하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는 작금의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농민투쟁에 부딪히게 될 것”을 경고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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