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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교육농장 법제화 고민해야

가람뫼농장(충북 보은). 닭에게 직접 모이를 준다. 모이를 먹는 닭을 지켜본다. 자신이 준 모이를 먹고 낳은 계란을 거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글과 그림을 넣어 계란을 선물한다.

즐거운농원(강원 춘천). 복숭아에 옷을 입히기 전 복숭아봉지에 희망의 글을 적는다. 복숭아의 꽃말이 희망이기 때문이다. 복숭아 봉지를 씌우면서 잘 자라달라고 당부한다.

최근 한국농촌교육농장협회가 주최한 농촌교육농장 경진대회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한 농촌교육농장 ‘가람뫼농장’과 ‘즐거운농원’의 교육프로그램이다. 각각 닭에게 모이를 주고 유정란을 얻는 과정과 복숭아에 복숭아 봉지를 씌우는 과정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공감하자는 것이 이들 농촌교육농장의 주요 목적이다. 이런 농촌교육농장은 900여개로, 농촌체험과 학교교육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이 늘면서 주목을 받은 결과다.

그렇다면, 농촌교육농장의 효과는 무엇일까. 현장의 목소리는 이렇다. 가람뫼농장의 최생호 대표는 “자유롭고 행복하게 자란 닭들과 건강한 유정란을 알게 돼 자연의 순리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며 “농민의 철학과 신념이 묻어나는 농촌의 현장을 공유하며 자연과 동물과 사람의 조화로운 공존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농민으로서 자긍심은 물론 농민이 농업·농촌의 미래 가치를 확신할 수 있는 계기로도 농촌교육농장이 도움이 된다는 말을 더했다.

이런 효과가 명확하게 학생들에게 전해지려면 농촌교육농장의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본래 목적대로 가려면 땅에 박힌 뿌리가 굳건해야 한다. 농촌교육농장의 법적근거가 필요한 이유다.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농촌교육농장, 자칫 목적을 다른 데에 두고 있는 농촌교육농장은 어린이들에게 농업·농촌의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그래서 법적근거가 필요하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순수한 목적의 농촌교육농장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우를 막기 위해서 역시 법적근거는 필수다.

‘과일은 그냥 심어놓으면 자라는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과일이 여러 날 동안 수많은 손을 거친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이제는 과일 한쪽이라도 꼭 감사히 먹을래요.’

‘즐거운농원’을 다녀간 한 어린이의 소감. 이 어린이는 앞으로 복숭아를 먹을 때 농촌을 생각하고 농민을 생각할 것이다. 도시에서 자란 어린이들이 과일을 먹으면서 농촌을 떠올리는 기회, 계란껍질을 깔 때 농민을 기억하는 기회, 이것이 농(農)을 지키는 미래의 힘이 되지 않을까. 농촌교육농장이 그 불씨가 될 수 있다.

조영규 농산팀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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