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감귤 통합브랜드 귤로장생 로고.

3년 됐지만 소비자 인지도 낮아
가격지지 안돼 지역농협 외면
계통출하량 내 차지 비중 미미

올해 개별브랜드와 혼용 종료
인지도 제고 대책 등 시급


제주감귤 통합브랜드 ‘귤로장생’이 첫 선을 보인지 3년이 지났지만 소비시장 내 낮은 인지도로 가격 지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감귤 주산지 지역농협의 외면을 받고 있어 정착을 위한 개선책 요구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농협을 통해 출하된 감귤 계통출하 물량은 2016년산 17만9562톤, 2017년산 17만2650톤으로 이 중 귤로장생 출하량은 2016년산 1124톤, 2017년산 3704톤, 2018년산 9월말 현재 6857톤이다.

귤로장생 출하 물량은 대형마트와 군납 등으로 매년 갑절 가량 증가하고 있지만 계통출하량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제주농협을 비롯해 제주특별자치도, (사)제주감귤연합회는 지난 2013년 감귤 통합브랜드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통합브랜드 개발에 착수, 각계 의견을 수렴해 지난 2015년 감귤 통합브랜드 귤로장생을 확정·출범했다.

이는 각 지역농협별 37개의 개별브랜드를 통합해 제주감귤 품질관리와 소비자 혼선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통합마케팅 활동을 통한 시장경쟁력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귤로장생은 출범 당시 상품 등급을 명품, 프리미엄, 일반 등 세 종류로 구분, 등급에 따라 포장상자 디자인을 달리했다.

또 통합브랜드로 인한 소비자 혼란 최소화를 위해 향후 3년간 통합브랜드에 지역농협 개별 브랜드도 병행 표기토록 하고 이 후 통합브랜드 출하로 귤로장생의 소비시장 내 안정적 정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수립·추진했다.

이 같은 계획에 맞춰 올해부터 각 지역농협은 개별브랜드 대신 통합브랜드로 감귤을 출하키로 했으나 낮은 인지도와 기존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으로 귤로장생 출하를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태호 서울청과 차장은 “제주에 감귤 브랜드가 많고 생각하는 것보다 귤로장생 통합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다”며 “출범 초기 시장에서는 명품 박스로 출하된 상품이 지역농협 브랜드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있어 우려가 많았다”고 얘기했다.

이어 “지금은 귤로장생 출하 자체가 많지 않고 농협공판장을 제외하고는 물량이 적어 제대로 평가할 수도 없다”며 “브랜드 차원에서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고 아직 중도매인들 사이에서 귤로장생 통합브랜드 이미지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감귤 주산지 지역농협 관계자는 “기존 출하 브랜드(불로초)와 귤로장생을 비교할 때 가격이 몇 천원에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도매시장에서도 기존 브랜드를 찾아 올해 귤로장생으로 출하는 거의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역농협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에 대한 도매시장의 선호도와 가격차이로 기존 브랜드를 귤로장생으로 바꿔 출하하기가 그런 상황”이라며 “올해에도 자체 브랜드로 80% 가량을 출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제주농협 관계자는 “올해 개별 브랜드와 통합브랜드 혼용 유예기간이 종료돼 올해산 노지감귤부터 귤로장생으로 출하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귤로장생 출범 목적인 품질관리와 통합마케팅 추진을 위해 통합브랜드 구축 작업을 계획해 나갈 것”이라며 “통합브랜드 로드맵을 새롭게 수립하고 출하시기에 맞춰 중도매인 대상 설명회를 추진하는 등 귤로장생 인지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산지전자경매 확대, 다양한 유통경로 확보 등을 통해 귤로장생 가격을 높이기 위한 개선책을 마련 할 것”이라며 “농가, 중도매인, 지역농협도 귤로장생의 안정적 정착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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