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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정감사/농식품부] "전체 농가의 12%인 대농이 쌀 직불금 절반 이상 받아가"
   
▲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개호 장관과 관련 공무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김흥진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황주홍)가 10일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국감은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 농정의 사실상 첫 심판대라는 의미가 있다. 이 자리에서 여야 감사위원들은 쌀 목표가격 변경과 수확기 수급안정, 직불제 개편,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성, 농업재해보험 가입률 저조, ‘농업 홀대’ 농정 정책 등의 사안들을 집중 추궁했다.


#주요 내용은

면적단위 지급 탓 소득격차 심화
농가 72%가 1ha 미만 영세농
평균 40만원 수령…소득보장 안돼
기본소득형으로 개편 시급 

"올해 쌀값 2013년 수준 회복
밥상 물가 큰 부담 오해 안돼
농식품부 적극적인 조치 필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저조
정부 ‘농업홀대’ 문제 등 추궁


▲쌀 목표가격 변경 및 수급 대응=올해 안으로 결정을 지어야 하는 향후 5년간 쌀 목표가격 변경과 관련한 관심이 단연 높았다. 2013년부터 2017년산까지 적용되고 있는 현행 목표가격은 80㎏ 기준 18만8000원인데, 정부는 물가변동률을 감안해 19만4000원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24만원대를 요구하는 현장 농민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어 적정성 여부를 따지는 질의가 이어졌다.

김종회 민주평화당(전북 김제부안) 의원은 “쌀 목표가격은 쌀 가격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목표가격이 24만5000원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회 의원은 “지난 20년 동안 9급 공무원 월급이 3.8배 증가했고, 소비자물가 역시 74% 상승했는데 이를 근거로 하면 쌀 80㎏ 가격은 53만원 돼야 한다. 적어도 적정한 목표가격을 설정하려면 최소 24만5000원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대수 자유한국당(충북 증평진천음성) 의원은 “5년 전 목표가격을 17만원에서 18만8000원으로 정할 때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했다. 올해 정부가 19만4000원 목표가격을 얘기하는데, 물가상승률 비율만 놓고 보더라도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며 “5년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최소 21만원 나와야 하는데, (정부 검토안이) 너무 박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양수 자유한국당(강원 속초고성양양) 의원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달라는 공약은 거꾸로 지난 수십년 동안 농민들이 손해를 봐 왔다는 얘기다. 24만5000원을 농민들이 요구하고 있으면 그것을 근거로 정부안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라며 “최소 ‘20만원+알파’ 내용이 담긴 정부안을 제출해야 국회가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쏘아댔다.

손금주 무소속(전남 나주화순) 의원도 “올해 쌀값은 2013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인데, 마치 쌀 가격이 밥상물가에 큰 부담을 주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쌀이 밥상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 수준”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목표가격 설정과 시장격리에 대해 농식품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목표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와 동시에 직불제 개편을 통해 농가 소득 보전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농촌경제가 전반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쌀 산업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 가장 시급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쌀 직불제 전면 개편 시급=현행 쌀 직불금이 대농과 소농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등 문제가 상당해 전면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면적 단위, 생산량 기준의 지급 방식, 쌀 품목에만 치우친 편중 등의 문제가 지목됐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1ha 미만 소유 농가는 전체 농가 중 71.6%에 달하지만 이들이 지급받은 직불금은 평균 4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2ha 이상 소유 농가는 11.8%에 불과하지만 평균 직불금은 440만원에 달한다. 대농이 영세농보다 11배의 직불금을 수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현권 의원은 “현행 면적단위 직불금 방식은 농가 간 소득 격차를 발생시키고 농가의 대부분인 영세농의 소득 보장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면적단위 직불금에서 기본소득형 직불제로 전면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전북 전주을) 의원도 쌀 직불금이 농지면적과 쌀 생산량으로 책정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정운천 의원은 “전체 농가의 45%가 넘는 경지 0.5ha 미만 소농은 전체 직불금 액수의 12~13%만 받았고, 이들이 받은 평균 수령액은 고정직불금 27만3000원, 변동직불금 21만8000원이었다”며 “반면 전체 농가의 0.7%인 10ha 이상 대농의 평균 수령액은 고정직불금 1571만원, 변동직불금 1180만7000원으로 전체 직불금 규모의 10%를 가져갔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농가 중 12%인 경지 2ha 이상 농가가 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 지급액 절반을 타갔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정 의원은 “직불제 도입 취지를 살려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직불제 개편안을 빠른 시일 내에 공론화시켜, 쌀 중심 농업 생산구조를 개선하고,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 의원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총 9개의 농업직불금 예산으로 17조 6270억원을 집행했는데, 이중 쌀 직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총 14조5566억원으로 무려 82.6%에 달하는 등 쌀 편중 현상도 심각하다는 점을 추가로 들며 전면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개편 지적에 대해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직불금과 관련해 대농과 쌀 편중이 큰 문제점으로 알고 있다. 영세농 대책을 포함한 공익형 직불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올해 개편방향을 확정하고, 내년 관련 법 개정, 2020년 시행하는 일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완주 의원은 “목표가격과 쌀 생산조정제, 직불제 개편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농식품부가 이달 말 종합감사 전까지 직불제 개편안을 제출해 줘야 국회에서 관련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저조=FTA 체결로 피해를 입고 있는 농어촌 주민들에게 도농격차를 완화시키고자 민간기업, 공기업 등이 참여해 10년간 1조원을 마련키로 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정부와 기업들의 무관심 속에 목표액 대비 20%에 불과한 377억원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운천 의원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까지 출연 목표액이 2000억원이지만, 10월 현재 출연된 금액은 377억9811만원에 불과했다”며 “대기업의 저조한 참여와 농식품부의 방관 속에 피해는 오롯이 농어민들이 감당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기금 출연에 조심스럽다는 것이 기업들의 입장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국정농단’ 기금이 아니다”라며 “강대국과의 FTA 협정 체결을 위해 희생을 강요받는 300만 농가들이 회생할 수 있는 이익 공유 기금이다. 기업들이 그동안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날 국정감사에는 5대 대기업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기금의 적극적인 참여 독려에 대해 “농업과 기업의 상생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타=정부의 ‘농업 홀대’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질타도 나왔다. 손금주 의원은 “농업예산을 직접 챙기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약속했는데, 현실을 보면 이전 정부보다 홀대받고 있다. 내년도 농업예산은 1.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농업 예산이 너무 초라한 것 아니냐”라며 “말로만 예산을 늘리겠다고 해선 안 되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영도매시장의 과감한 개혁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완주 의원은 “농산물 품목별 생산자수취가격 및 유통비용, 유통구조 등이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생산자수취가격은 적고 훨씬 많은 부분이 유통에서 가져가고 있다”며 “도매시장이 갖고 있는 이윤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하고 상장예외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데, 가락시장 6개 도매시장법인만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도매법인들이 위탁수수료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0년간 공영도매시장의 구조가 유지돼 왔는데, 이번 정부에서 과감히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편 농해수위는 이날 ‘농협 등의 비과세예탁금 일몰기한 연장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정하고 있는 상호금융기관 출자금·예탁금의 준조합원 비과세 혜택에 관한 일몰기한 연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말말말

"쌀 목표가격 정부안, 10월 중 제출"
○“쌀 목표가격 정부안, 10월 중 반드시 제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황주홍 위원장이 쌀 목표가격 변경 동의요청서를 서둘러 제출해야 국회 차원의 충분한 심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촉구하자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이 이같이 답변. 황 위원장은 “5년 전 쌀 목표가격을 정할 때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된 시기는 5월 말이다. 11월 초에 제출하면 목표가격 심의 의결을 할 여력이 없다”며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제출해야 한다.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고 지적.

"휴경 농지 지원예산 4000억 편성을"
○“4000억원 예산이면 1조6000억원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는데”…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쌀 공급과잉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주문하는 질의 과정에서 해마다 집행되는 쌀 직불금 예산 2조원을 언급, “휴경 농지에 지원되는 예산 4000억원을 편성하면 쌀 공급 과잉도 줄일 수 있고, 경관 보전 및 지력 유지 등 공익적 가치를 지킬 수 있다”며 “특히 매년 2조원의 직불금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는데 적극 검토해 달라”고 일침.

"쌀로 노임주고 개성공단 재개해야"
○“개성공단 노임을 쌀로 주고 조속히 재개해야”…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한 대화 국면에서 농업계의 움직임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 농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처럼 지적. 김현권 의원은 “개성공단이 남북 평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조속한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며 “유엔 제재로 인해 대북 현금 지원이 어려운 여건에서 쌀로 노임을 지급하면 북측 노동자 5만2000명에 지급되는 쌀은 15만톤 정도”라고 추산.

"농업총생산 대비 보조금 비율 낮아"
○“농업총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율은 매우 낮다”…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는 박주현 바른미래당(비례) 의원은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세금을 쏟아 붓고 있다는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이처럼 지적. 박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업보조금 비율은 6.7% 수준으로, EU 17.1%, 일본 10.3%, 미국 7.6%에 비해 낮은 상황. 박 의원은 “농업·농촌을 위한 지원 규모를 크게 하되 정교하고 합목적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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