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철 가뭄과 무더위로 인해 시설원예작물에 바이러스병을 옮기는 총채벌레, 진딧물 등의 밀도가 높아져 방충망 및 포획트랩 설치 등을 통한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바이러스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세계적으로도 개발돼 있지 않아 매개충 방제 등을 통한 사전예방이 최선책이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5일, 시설작물의 바이러스병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관리, 물리적 방제, 약제 방제 등의 방제대책을 제시했다. 찬바람이 불면서 시설하우스 밖에서 서식한 해충이 따뜻한 시설하우스 내부로 이동하는 행동습성으로 인해 시설원예작물의 바이러스병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올해 고추, 토마토, 국화 등에 많은 피해를 줬던 총채벌레가 전파시키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오이와 호박의 열매를 기형과로 만들며 진딧물이 옮기는 호박황화모자이크바이러스(ZYMV), 담배가루이가 매개하는 토마토황화잎말림바이러스(TYLCV) 등의 발생이 우려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시설원예작물은 잎에 얼룩덜룩한 모자이크 증상이 생기거나 열매가 울퉁불퉁한 기형과가 된다. 또 줄기가 검은 줄무늬 색으로 변하거나 작아지면서 농산물 안정생산에 차질을 준다.

특히 바이러스병은 일단 감염이 되면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감염이 되지 않게 예방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농진청의 강조사항이다.

매개해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설하우스 출입구나 측창에 방충망을 설치한다. 또한 진딧물이나 가루이가 선호하는 노란색 끈끈이 트랩 또는 총채벌레가 좋아하는 청색 끈끈이 트랩을 설치해 하우스 내에서 날아다니는 매개충을 잡아준다. 아울러 이 시기에 작물과 해충에 등록된 약제를 살포해 집중적으로 바이러스 매개충을 방제하는 것이 이듬해 봄에 바이러스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조인숙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는 “바이러스병으로 의심되는 식물체는 농진청에서 보급한 농업현장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이용하면 되며, 정확한 진단으로 바이러스 종류별 전염특성에 따른 생태적 예방이 곧 최고의 방제”라며 “지금 이 시기에 바이러스병을 옮기는 매개충을 집중적으로 방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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