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노량진수산시장은 서울역 인근 의주로에 있던 서울수산을 1971년에 이전, 개장한 우리나라 유일의 수산물전문 중앙도매시장으로서 수산물유통의 관점에서 볼 때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설립근거를 두고 있으며, 2002년에 정부의 공기업민영화 방침에 의거 어민의 대표기관인 수협중앙회가 인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시장의 노후화와 도심환경개선, 낙후된 동작구·노량진 일대 재개발과의 연계, 식품위생수준 제고를 위한 시장의 현대화가 정부를 중심으로 논의되기 시작해 2005년 ’수도권발전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지원계획’이 수립되고 그 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기본계획수립을 거쳐 국내 최고의 설계회사와 시공사를 선정해 2012년 말 착공식을 가질 수 있었다.

공사기간중 기존의 상권축소 방지를 위해 영업을 계속하면서 현대화를 진행해야하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고, 착공 전 소매상인, 중도매인들이 기본계획의 일부내용에 반대해 시위 등의 형태로 의사를 나타냈지만 수십 차례의 설명회, 협의절차를 거쳐 양해각서, 합의서체결로 그들의 의사를 반영시켜 나갔다. 기본계획을 변경하기 위해 도시계획은 서울시와, 부지문제는 농림부와 인근 농산물비축공사의 김포물류기지 이전을 위한 수많은 협의절차를 거치는 등 우여곡절의 과정이 있었다.

드디어 2015년 말 계획대로 시장이 완공되었다. 한 나라의 수도 중심부 올림픽대로변에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노량진수산시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규모와 시설수준을 구비하고 있는 수산물전문시장이다. 영업을 지속하면서 확장이 불가한 부지의 한계 등을 극복하고 구시장부지 일부와 비축기지부지 위에 이러한 대건축물을 완성시킨 것이다.

신시장은 일단 ‘가사용승인’을 득한 후 서울시로부터 구시장은 폐쇄하고 신시장을 새로운 수산물도매시장으로 지정 받았으며, 2016년 3월부터 도매업무를 시작으로 소매업, 식당, 얼음공급, 창고보관, 기타 부대업무 등이 본격 운영되기 시작했다. 데크시스템을 적용한 위생적이고 원활한 물류흐름이 장점인 경매장, 일반소비자들의 차량동선을 고려한 빠른 접근 및 냉난방이 쾌적한 소매공간, 훨씬 다양하고 깨끗해진 횟집들로 인해 빠르게 사정은 정상화되었고 고객들도 차츰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870개에 달하는 소매상 중 일부(약 270여명)가 수협 측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전을 거부한 채 2년반 이상이나 이미 ‘폐쇄된 시장인 수협의 사유지’에서 ‘무단점유’를 통해 ‘불법상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그간 그들은 노량진수산시장 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수협의 명도소송으로 대법원까지 승소해 강제집행을 진행하는 법원집달관들의 공무를 극렬 방해해 공권력을 비웃고 있다. 대한민국 서울 중심부에서 아무런 안전, 위생시설도 없이 무허가 난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구시장은 지어진지 벌써 48년이 지난 낡을 대로 낡은 건물로서 현재는 관리주체가 없이 상인들이 수협 측의 접근을 못하게 하며 스스로 관리하고 있다 하나 낙석, 붕괴의 위험은 물론 화재, 치안, 식품위생사고등 대형사고의 개연성이 다분히 높은 곳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관할 지자체, 경찰, 소방, 위생당국은 수수방관 손을 놓고 있을 뿐이다. 대형 안전사고가 터져 우왕좌왕하며 서로 책임공방만 일삼는 여타 사고현장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인 것이다.

‘무법천지 해방구’를 누리고 있는 저들은 법외 존재들인가?

막대한 국민혈세와 수협자체자금을 투입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고, 구시장보다 훨씬 쾌적하고 훌륭한 시설에서 영업할 수 있어 이미 많은 소매점포가 이전해 영업을 잘 하고 있다. 생활터전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가게가 없어진 것도 아닌데 그간 피땀 흘려 모은 수협, 즉 어민의 자산인 구시장 부지를 마냥 내어 놓으라고 생떼를 쓰는 것이 대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노량진수산시장’이라는 브랜드가치를 훼손당하고 있는 미리 입주한 다른 상인들의 피해는 어찌할 것인가.

수협은 이곳 불법상인들을 하루빨리 이전시켜 구시장 건물을 완전 해체하고 순환도로를 만든 후 완전한 준공검사를 필해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완결해야 한다. 이후 지하철 1·9호선과 연결하는 지하환승통로를 완성하고 노량진시장과 같이 관광벨트를 이뤄 집객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도록 지역특성에 부합한 복합상업시설로 개발해, 타지역에 비해 현저히 낙후된 동작, 노량진 일대 개발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또 여기서 창출된 수익으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 어민을 항구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어민지도사업의 수익기지화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따라서 수협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마지막까지 원칙에 입각해 어민조합원의 재산을 보호하고 그들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법대로 처리해 나갈 것이다.

시장개설자의 지위로 구시장을 정식으로 폐쇄조치한 서울시는 물론 관할 지자체, 경찰, 보건, 소방, 식품위생 당국은 단순히 수협과 상인 사인간의 갈등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 국책사업을 완성해 원 주인인 어민에게 노량진시장을 돌려주고, 아울러 서울시민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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