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바람에 병해 우려
검은뿌리썩음병 등 주의
물빠짐 관리·돌려짓기 필수
감염종자는 파종 시 반드시 소독


농촌진흥청이 고품질 콩을 안정적으로 수확하고 다음해에 건강한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병 관리를 포함해 생육후기 관리에 만전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생육 중·후기에 비가 자주 내리거나 바람이 심해지면 병 발생이 늘어나 안정적 수확이 어려워지고 이듬해에 사용할 종자도 감염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생산기술개발과에 따르면 생육중기와 후기에 잦은 비와 바람은 각종 병을 일으키는데,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땅에서는 검은뿌리썩음병, 흰비단병이 발생하기 쉽다. 또 물이 잘 빠지는 땅에서는 시들음병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세 가지 병에 등록된 약제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물빠짐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이듬해 다른 작물로 돌려짓기를 하며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병징은 검은뿌리썩음병의 경우 서늘하고 습할 때 나타나는데 잔뿌리가 검게 변하고, 땅과 닿은 부분에 오렌지색 자낭각(곰팡이 균사)이 형성된다. 흰비단병은 기온이 높고 습한 환경에서 잎과 줄기가 마르고, 땅에 닿은 부위에 흰곰팡이와 좁쌀 모양의 흰색 또는 갈색 균핵(균씨)이 생긴다. 또, 시들음병은 식물체가 말라죽게 되며, 줄기를 세로로 자르면 수분이 지나가는 통로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해 있다.

이와 함께 생육후기에 비가 자주내리면 탄저병, 미이라병, 자주무늬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탄저병은 갈색의 어둡고 불규칙한 반점이 생겨 검은색 점으로 덮인 것처럼 보인다. 꼬투리가 감염되면 곰팡이가 꼬투리안을 메우거나 종자가 쪼그라들어 비정상적인 모양이 된다. 또 미이라병은 꼬투리 크기가 작아지고 납작해지며, 종자가 감염되면 오그라들거나 길게 늘어나는데, 금이 가고 종종 희끗희끗하게 보이거나 썩기도 한다. 자주무늬병은 종자가 분홍 또는 자주색으로 변하며 수량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윤영남 국립식량과학원 생산기술개발과 농업연구사는 “각 병의 특징을 숙지해 병 발생 시 이에 맞는 관리를 하고, 감염된 종자는 이듬해 파종 시 반드시 소독을 해야 한다”며 “약제는 수확 21일 전까지 잎에 뿌릴 수 있으며, 수확할 때는 건강한 꼬투리와 종자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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