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반대 여론 ‘변수’

내년 1월 조직개편 목표
개편안 마련, 의회 승인 임박
“농업홀대 더 심화” 우려


충북 제천시와 옥천군이 농업관련 조직을 농업기술센터로 통합한다. 농업행정 조직과 지도조직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현재 조직개편안이 마련돼 의회 승인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천시는 현재의 농업정책과와 유통축산과, 농업기술센터를 하나로 통합한다. 농업기술센터로 농업행정 조직을 통합하면서 4개과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센터 소장은 4급 국장급으로 하고 지도직과 농업직에 한해 보직을 맡도록 했다.

제천시는 이전에도 이런 시도를 한 바 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농업관련 조직을 통합 운영하다 2년만에 원대복귀 했었다. 농업직 공무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무관급 과장이 최고위직이었으나 서기관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찬반이 엇갈리는 분위기라고 한다. 농정조직이 센터로 이관되면 사업소 취급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농업홀대 현상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반면 지도업무와 농업행정이 통합됨으로써 연계성이 높아지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유영복 농업정책과장은 “생산에서 유통까지 종합적인 업무를 할 수 있고 농민들도 불편함을 덜 수 있다는 의견이 대체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옥천군도 농업기술센터로 농업조직을 통합한다. 현재의 친환경농축산과와 농업기술센터를 합치는 것이다. 농업기술센터는 3개과 체제로 운영된다. 친환경농축산과, 농업기술육성과, 농촌활력과가 그것이다.

그러나 농민들의 여론이 변수다. 이전에도 통합을 시도했다가 농민들이 반발해 무산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옥천군 6개 농민단체가 19일 회의를 열고 입장을 정리했다.

농민단체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농촌지도 업무와 농업행정 업무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일례로 농업기술센터는 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지 농업행정과는 별개라는 것이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농업기술센터로 통합되면 농업과 농민이 홀대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로서는 반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충북에서는 괴산군이 이런 시도를 한 적이 있다. 2008년 농업기술센터로 통합됐다가 2010년 다시 분리된 것이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