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애호박·풋고추·수박·딸기 대상
생육단계별로 사용량 제시
생산비 절감·토양 오염방지 기대


시설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도 물과 비료, 토양 내 양분집적을 줄일 수 있는 맞춤형 관비처방서가 개발돼 농가생산비 절감 및 토양오염 방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지난 18일 경기 수원에 위치한 중부작물부에서 전문지 브리핑을 갖고 애호박, 풋고추, 수박, 딸기 등 4개 작물에 대한 관비처방서를 소개했다.

관비재배는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관개수에 섞어 공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양분을 수용액으로 만들어 재배하는 양액재배와는 재배방식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윤종철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장은 브리핑에서 “이번에 개발한 관비처방서는 시설재배 작물에 물과 양분의 흡수량과 이용효율을 감안해 생육단계별 공급량을 설정해놓았다”며 “관비처방서는 목표 수량, 재배 작형과 생육단계별로 1주 단위의 물 공급량과 시판되는 질소, 인산, 칼리 비료의 실제 사용량을 제시해 농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비를 이용하는 시설재배농가의 실태를 바탕으로 밑거름과 웃거름의 공급비율을 기존 5:5에서 3:7로 조정한 것도 차이가 있다. 관행방식의 경우 작물별 비료사용총량의 밑거름과 웃거름비율만 제시해놓았거나 농가가 경험을 바탕으로 물과 양분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새롭게 개발된 처방서에 따라 애호박을 2~7월에 재배해 1톤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밑거름으로 10a당 질소 1.1㎏, 인산 0.2㎏, 칼리 1㎏이 필요하다. 또 웃거름은 10a당 질소 2.5㎏, 인산 0.4㎏, 칼리 2.4㎏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된 맞춤형 관비처방서를 적용한 결과, 작물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물 이용률이 평균 33%가 감소했다. 또, 질소 공급량은 41%가 절감됐다. 뿐만 아니라 충남 부여의 수박재배농가에서 관행방법과 관비처방을 비교한 결과, 물과 질소공급량이 줄어 결과적으로 토양 중 질산태질소의 집적이 약29%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번에 관비처방서가 개발된 4개 작물이 시설 과채작물 재배면적의 58%를 차지하기 때문에 물과 비료사용량은 물론 토양 양분집적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애호박, 풋고추, 수박, 딸기에 대한 1주 단위 관비처방서를 10월부터 농업기술포털 농사로(www.ningsaro.go.kr), 토양환경정보시스템 흙토람(soil.rda.go.kr)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9월에는 전북 완주에서 딸기를, 수박은 내년 1월 충남 부여에서 농가실증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 단고추(피망), 내년까지 오이, 토마토, 멜론, 참외 등 5개 작물에 대한 관비처방을 추가할 예정이다.

따라서 윤종철 농업환경부장은 “내년까지 5개 작물에 대한 관비처방서가 추가로 개발되면 전체 시설 과채작물 재배면적의 98%에 이른다”며 “앞으로 관비처방서를 활용할 경우 농가에서 사용하는 물과 비료의 양은 줄이면서 토양상태는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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