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고령 가야금토마토연합회 회원들이 자비로 마련한 교육에서 온실 온·습도 관리방안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이론에 치우치거나 첨단시설 위주
현장 농민 “부족한 느낌 많아”

농가 경영상태 진단, 맞춤형 처방 
병해충 관련 밀착교육 등 호응
전문성 갖춘 컨설턴트 장기 교육을


시설농업은 기술집약적인 농업이어서 재배기술과 환경 관리에 따라 생산량이 농가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가 소득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 교육이 농업현장을 고려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추진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경북 고령군 토마토 재배농가들이 현장에 적합한 전문 컨설턴트를 초빙한 사례를 통해 농업교육 개선방향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막바지 무더워가 기성을 누리던 8월 마지막 주말 수원 농민회관 별관에 자리 잡은 농업로봇연구소 부설 지식농업공방에 10여명의 농민들이 모여 온실 온·습도 관리에 대한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에어컨조차 작동되지 않아 선풍기로 더위를 식혀야 열악한 환경임에도 강사가 하는 말을 놓치지 않으려는 농민들의 열의는 상당했다.

이날 강사는 시설농업 전문교육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춘 농업로봇연구소 소장. 이날 경청한 농민들은 경북 고령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가야금토마토연합회(이하 연합회) 소속 회원이다. 연합회 회원들은 수원에서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교육에 자비를 들여 참여했다. 이들이 자비를 부담하면서 먼 길을 찾아와 강의를 경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교육 참여 농가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회 회원들은 고령군의 지원을 받아 이미 지난 7월 16일~8월 20일까지 5회에 걸쳐 이성춘 소장을 초빙해 ‘2018년도 강소농 경영개선(토마토) 현지 컨설팅 교육’을 받았다. 컨설팅 교육은 토마토 양액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고품질, 친환경 생산을 위해 이성춘 소장을 초빙해서 △신기술 재배 기술 △양액재배 방법 △생리 장애 해결 △병해충 방제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특히 8월 중순에는 이틀 동안 전체 농가의 농장을 순회하면서 농가 경영 상태에 대한 진단·분석과 처방에 따른 맞춤형 컨설팅도 이뤄졌다.

유태선 가야금토마토연합회장은 “고령군 등의 지원으로 기술컨설팅 교육을 받지만 실제 현장과 괴리되거나 너무 첨단시설 위주의 내용이어서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있다”라며 “그런데 올해는 우리가 직접 컨설턴트를 섭외해 재배 및 병해충 관련 교육을 받았는데 좀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회원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전체 연합회 회원들 중에서 단동 및 연동 하우스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일부 농가들이 심화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것이다. 더불어 이번 교육을 계기로 생산성 향상이라는 새로운 목표까지 설정했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이용원 이원농장 대표(전 한농연고령군연합회장)는 “농업도 과학이어서 시설농업과 관련 신기술을 배우고 싶은 농민들의 마음은 간절하다”며 “현장에서 고민했던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방안까지 논의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농업 분야는 투자에 비해 소득은 낮은 편이어 살아남으려면 생산성을 올려야 한다”라며 “우리 지역은 토마토 생산량은 단동과 연동을 합쳐서 3.3㎡(1평)당 평균 60kg 수준인데 교육과 컨설팅 이후 80kg까지 수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교육에 참여한 농업인들은 행정기관의 컨설팅 교육 지원 방식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이용원 대표는 “이전까지 대학교수나 자칭 전문가들에게 이론적 교육을 많이 받았는데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며 “이제는 현장에서 납득 가능한 실용적인 재배 및 시설운영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유태선 가야금토마토연합회장도 “재배기술 교육과 현장 컨설팅은 농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라며 “다만 실제 재배현장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진달해 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강사 위주로 1년 정도 장기 교육 및 컨설팅이 진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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