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이천·여주 농협RPC
40kg 6만2000~7만원 결정
실 소매가·가공비용 등 근거
농가 가격인상 요구 거세


벼 매입가 결정이 올 수확기 최대 화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농협계통의 매입가격이 쌀값 하락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산지쌀값 추이와 실제 소매판매가격, 가공비용 등을 분석한 자료로 무장하고 매입가격 협상에 나서면서 성과를 올린 ‘똑똑한’ 농민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매입가격을 두고 고가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 간의 자존심 대결양상도 펼쳐졌다. 

특히 국내 쌀 생산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쌀전업농이 올해 벼 매입가격으로 40kg 기준 ‘6만5000원은 받아야 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입가격이 낮았던 충청지역도 6만원대에서 매입가격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력인 만생종에 적용될 매입가격이 어떻게 정해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현재 벼 매입가격을 결정한 농협 및 농협RPC는 철원지역 농협과 이천, 여주 등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철원지역의 경우 농협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계약재배물량을 기준으로 kg당 1550원(40kg 조곡 기준 6만2000원)에 결정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200원(8000원) 올렸다. 이어 이천지역 농협들이 6만5000원에 매입가격을 결정했고, 여주에서 7만원(추청)에 매입가격을 결정하면서 이천지역에서는 매입가격 재결정 요구가 거셌다.

특히 이 같은 매입가격 인상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매입가격이 낮았던 남부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농협PRC 한 관계자는 “지난해 4만원대에서 매입가격을 결정했던 충청지역의 경우 6만2000원에서 6만4000원까지 매입가격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비단 강원과 경기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벼 재배면적이 예상보다 적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수요량 대비 쌀이 과잉생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농민단체에서는 수확기에 앞서 수급대책을 내놓으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11일 주요 5개 농민단체는 공동으로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초준 6만8000원에 거래되던 조곡 가격이 본격 수확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6만2000원 수준을 하락하면서 농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면서 “이달 중으로 수확기 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대책을 발표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의 경우 정부의 쌀 수확기 수급대책은 9월 21일 공공비축미 34만톤과 해외공여용 쌀 1만톤 매입계획이 발표됐고, 같은 달 28일에는 37만톤 시장격리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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