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정<왼쪽 다섯 번째>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해 ‘섬진강 하류 염해 피해대책 수립을 위한 집단 고충민원 현장 조정회의’ 주요 참석자들이 협의를 마치고 서명한 조정안을 들고 있다.

염도 상승 등 생산량 급감
생계 어려움에 대책마련 요구
권익위 ‘현장 조정 회의’ 화답
"다압취수장 증설 후 염해"
어민 등 주장 조사 추진 조정


섬진강 하류 염도 상승 등에 대한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용역이 추진된다. 재첩 생산량이 급속하게 줄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온 어민들의 고충이 해결될 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는 지난 13일 하동군청 대회의실에서 ‘섬진강 하류 염해 피해대책 수립을 위한 집단 고충민원 현장 조정회의’를 열어 조정안을 확정했다.

다압취수장 증설에 따른 취수량 증가 등으로 강 하류의 유량이 줄고 염분농도가 높아져 재첩 생산량이 감소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한 어민들의 고충민원에 대한 화답이다.

하동군에 따르면 다압취수장은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 위치해있다. 인근지역 용수 공급을 위해 섬진강의 물을 끌어들이는 시설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05년 인근지역에 공업용수 등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다압취수장을 기존 위치보다 상류로 4.2㎞ 이전했다. 당초 하루 최대 취수량 25만㎥에서 54만㎥으로 취수시설을 증설해 현재 최대 40만㎥ 미만으로 취수·운영하고 있다.

재첩채취 어민들은 다압취수장 증설 이후 하천에 유입되는 유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염분 농도가 짙어지는 등 생태계가 변했고, 재첩 생산량이 70%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하동수협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2년 633톤에 이르던 재첩 생산량이 2016년 202톤으로 급감했다.

‘영호남 섬진강 염해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 조영주)는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에 염분 농도 상승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환경영향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해 7월 섬진강 유역 어민 975명 명의로 국민귄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여러 차례 관계기관과의 실무협의와 현장조사 등을 거쳐 이날 박은정 위원장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열었다. 재첩채취 어민들과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영산강홍수통제소장, 한국수자원공사 금·영·섬권역부문 이사, 익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한국수력원자력(주) 한강수력본부장, 광양시장, 하동군수 등이 참석했다.

이날 조정에 따라 섬진강 하류 염분농도 상승의 원인 조사 및 대책 수립을 위해 관계기관 공동으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천에 유입되는 물의 양을 늘리기 위해 용역결과를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또한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으로 확보된 용수 17만8000㎥을 매일 방류하고 섬진강 하류에 염분측정기 2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앞서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지난 5월부터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으로 확보된 물 17만8000㎥를 매일 섬진강으로 방류하고 있다.

박은정 위원장은 “섬진강 재첩 생산량이 줄어 생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청인들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도록 어민들과 함께 깊이 고민하고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동=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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