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유통가 이모저모

▲ 올 추석엔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 이후 처음으로 추석 전날 의무휴업이 닿아 유통업계가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사진은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는 이마트의 한 지점 모습.

과일 매대 ‘당도측정기’ 배치
수입과일 선물세트 확산 씁쓸 


추석 연휴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올 추석 유통가의 특색있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추석 전날 대형마트 의무휴업처럼 특정 해만의 특징으로 여겨지는 것도 있고, 제수음식 배송서비스처럼 앞으로 더 확산될 소비 문화도 있다.

무엇보다 추석 유통가에선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 이후 처음으로 추석 전날이 의무휴업에 닿아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마트 등 유통업계에선 ‘추석 전날 휴점합니다’, ‘미리미리 추석 준비하세요’ 등의 알림판을 내걸고 소비자에게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마트가 최근 2년간 추석 전 3일간 구매 고객 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엔 추석 3일 전 115만명, 2일 전 130만명, 1일 전 109만명이 찾았다. 2016년 추석엔 3일 전 108만명, 2일 전 125만명, 1일 전 120만명의 구매 고객수를 기록했다. 추석 전날 장을 보는 이들도 많았다는 것으로, 농산물 소비에도 일정부분 타격이 가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 이후 추석 전날에 절반 이상의 이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특히 주요 대도시의 경우 추석 전날 이마트가 의무휴업으로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제수용품 할인 행사를 앞당겨 준비했다”고 말했다.

과일 시장의 경우 유통업계에선 당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과 호우로 과일 크기나 모양은 예년만 못하지만 풍부한 일조량 속에 당도는 어느 해 추석보다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농협유통은 ‘올 추석 과일 선물세트 당도가 최고’라는 점을 알리며 매대에서 당도기로 사과·배 등 과일 선물세트의 당도를 직접 측정해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고객들이 과일 선물세트를 구매하면서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맛이다. 맛의 표현을 ‘당도가 얼마인가’로 알 수 있는데 매장 내 당도측정기로 고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추석 소비 문화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제수음식 사전예약 배송 서비스’다. 롯데슈퍼는 1~2인 가구 증가로 인한 소비 트렌드가 일상생활을 넘어 명절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제수음식 배송 서비스를 기획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선물세트 품질 강화와 고객들의 배송 만족도 향상을 위해 오토바이를 활용한 ‘당일 즉시 배송 서비스’도 진행했다.

또한 지난 설에 이어 추석 시장에선 처음으로 청탁금지법 선물 한도 상향 조정 효과를 봐 10만원 미만대의 상품이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반면 일부 수입과일의 선물세트화는 국내 과일업계에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아보카도 선물세트가 올해 마트 선물세트의 주력상품으로 등장하는 등 수입과일이 선물세트 시장에서도 지형을 넓혀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초 청탁금지법 선물한도가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효과가 이번 추석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과일 선물의 구색이 다양해지고 품질도 높아져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수입과일 역시 선물세트시장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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