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전국 충북
불량비료가 유기농자재?···비료 품질관리 ‘허점 투성’

농진청, 14개 제품 불량 적발 불구
농관원과 단속 정보 공유 안해
4개제품 유기농자재 공시 ‘그대로’


8월말 기준 불량비료로 단속된 업체는 14개소다. 아연 등 유해성분을 초과한 업체가 2개소, 나머지 다수가 염분 초과로 단속됐다. 그런데 불량비료로 단속된 제품이 버젓이 유기농자재로 유통되고 있다. 비료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4개 불량 제품중 유기 농자재로 공시된 제품은 모두 네 개 제품이다. 제주비료의 ‘유기농설퍼’, 전남유기농인삼의 ‘광록퇴비’, 경동상사의 ‘붉은게 키토산퇴비’, 누보의 ‘참편한’ 등이다. 

이들 제품은 불량비료로 단속돼 가볍게는 경고에서 많게는 3개월 영업정지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유기농자재 공시는 현재도 유효해 농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원인은 관리 주체가 다른데서 기인한다. 불량비료 단속은 농촌진흥청이 하고 있다. 반면 유기농자재 공시 업무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담당한다. 그러다보니 단속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 농촌진흥청이 불량비료 단속 결과를 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에 통보를 해주면 되지만 이게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농관원 인증관리팀 관계자는 “농진청에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 단속 정보가 있다면 우리도 단속을 해서 해당 제품에 대한 공시를 취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퇴비로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이 유기농자재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앞서 기술한 ‘광록퇴비’는 수분기준 초과로, ‘붉은게 키토산퇴비’는 염분 기준 초과로 단속됐다. 다만 위반사항이 경미해 경고 조치를 받았다. 제주비료의 ‘유기농설퍼’는 칼륨 성분 기준치 미달로 농협중앙회로부터 6개월 보조사업 참여 제한 조치를 받았다. 기한은 9월5일로 종료됐다. 그럼에도 이들 세 개 제품 모두 현재까지 유기농자재 공시가 유효한 상태다.

누보(주)의 ‘참편한’이란 제품은 유기농자재 관리의 허점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참편한은 염분 기준을 초과해 3개월 영업정지, 해당 제품 회수, 폐기 처분을 받았다. 현재도 영업정지 기간이고 10월15일에 종료된다. 또 농협으로부터는 유기질비료 보조사업 참여 제한 1년을 통보받았다. 참편한은 내년 5월16일까지 정부 보조사업에 참여하지 못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엄청난 타격일 수밖에 없는 조치다.

그럼에도 참편한 역시 유기농자재로 공시돼 있다. 농민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있는 비료임에 틀림없지만 유기농자재로 공시돼 있으니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보측은 이에 대해 “비료와 유기농자재는 법체계가 이원화돼 있다. ‘참편한’은 비료로 등록한 것과 유기농자재로 공시한 제품의 표시가 다르다”고 말했다.

업체측 주장대로 ‘참편한’ 제품은 다른 제품으로 등록됐다. 유기질 비료는 ‘참편한9-1-2’로  유기농자재는 ‘참편한912’로 등록됐다. 내용물은 같은데 상표명의 숫자 뒷부분 표기만 다르게 한 것이다.

실제 업체측 관계자도 “비료로 등록된 것과 유기농자재로 고시된 제품의 내용물은 똑같다. 다만 포장지 표시 사항이 다를 뿐”이라고 시인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불량비료를 유기농자재로 판매할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이라는 지적까지 하고 있다. 유기농자재 목록 공시 제품은 보증성분이나 효능, 효과를 표시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기농자재로 공시되면 정부지원 비료사업에는 참여하지 못해도 지자체 사업에는 참여가 가능하다”며 “이를 두고 업계 내부에서도 말이 많다”고 전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평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