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먹거리 위기, 농정 적폐 청산과 대개혁을 염원하는 시민농성단은 10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먹거리·농업 진영과의 즉각적인 면담 실시와 적폐농정 중단, 농정 대개혁 등을 촉구하는 기지회견을 열고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흥진 기자

“농업·농촌·농민 살릴 마지막 기회”
진헌극·김영규·유영훈·채성석 씨 등
개인 자격으로 자발적 시작
향후 농민단체 합류여부 촉각


농업계 일부 인사들이 10일 농정 적폐 청산과 농정 대개혁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진헌극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및 GMO반대전국행동 공동대표, 김영규 GMO반대전국행동 조직위원장(전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정책기획실장), 유영훈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이사장, 채성석 전 동군산농협 조합장 등 농업계 인사 4명은 이날부터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개인 자격으로 자발적인 단식농성을 전개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들이 내건 공식 명칭은 ‘국민의 먹거리 위기, 농정 적폐 청산과 대개혁을 염원하는 시민농성단’이다.

이들은 단식농성 돌입에 앞서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믿고 ‘설마’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왔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망가질 대로 망가진 농업·농촌·농민을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을 허비하며 농정대개혁에 대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민과 농민에게 사과하고 먹거리·농업 진영과의 면담에 응하라 △적폐 농정을 즉각 중단하고, 구태의연한 관료들을 쇄신하라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식량문제 직접 챙기라 △개혁에 즉각 착수하라 △민간 주도 농특위를 즉각 설치하라 등 5개의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기한 없는 단식농성을 비롯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우 GMO반대전국행동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쌀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식을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그동안 농업계의 분위기였는데, 곡기를 끊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런 절박함과 심각성을 제대로 받아들여 현장에서 요구하는 대안들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단식농성에 참여하는 유영훈 이사장은 “헛된 단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두려움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농업·농촌 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이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위기적인 상황에서 단식을 통해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동이 농업계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도 관심이다. “농정 대개혁 촉구를 통해 정부를 압박하고 농업계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디딤돌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김영규 조직위원장의 바람처럼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기대감이 있다. 9일 기준 무기한 단식농성에 대해 지지와 응원 의사를 밝히는 시민사회 및 농업계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농업 관련 단체들의 합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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