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철 대표가 상생촌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50여명 친환경쌀 농가 모여
2003년 영농법인 상생촌 시작
쌀 가공에 눈 돌려 판로 확대

입맛대로 만드는 막걸리키트
5년 전부터 수출 호응

오색발효현미 ‘닥터라이스’개발
영양분 지키고 식감 부드럽게
미·홍콩서 암·당뇨환자에 인기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직접 막걸리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하지만 막걸리가 완성되기까지 적잖은 시간과 일손이 요구된다. 더군다나 막걸리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만든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래서 영농조합법인 상생촌(대표 한상철)은 간편하고 쉽게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막걸리 키트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상생촌은 또 영양분이 풍부한 오색발효현미도 생산,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상생촌은 2003년 약 50명의 친환경 쌀 생산농가들이 만든 영농조합법인이다. 친환경 재배에 관심이 많았던 농가들이 뭉친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 쌀의 소비처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때 이들은 새로운 쌀 시장에 눈을 돌렸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더막걸리와 닥터라이스(오색발효미).

한상철 대표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연 환경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친환경 농사를 시작했지만 친환경 농산물은 소비처가 많지 않았다”며 “그래서 쌀 가공에 눈을 돌렸고 막걸리 키트 등을 개발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막걸리 키트인 더막걸리는 ‘누구나 간편하게 생막걸리를 만들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2010년 경상북도가 실시한 ‘쌀 소비촉진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을 만큼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실제 이 키트를 활용하면 손쉽게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 준비한 용기에 물(5L)과 더막걸리 한 세트(팽화미·누룩·효모)를 모두 넣어준다. 거품기로 쌀가루와 누룩, 효모를 잘 풀리도록 저어준 후 뚜껑을 살짝 덮고 상온(25~28℃)에서 3~4일간 숙성시킨다. 3~4일 후 맑은 층과 불투명한 층으로 분리됐다면 막걸리가 완성된 것이다. 단, 거름망으로 누룩을 걸러줘야 한다. 한상철 대표는 “기호에 따라 꿀, 오미자, 매실, 복분자 등을 첨가하면 다양한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며 “생막걸리는 발효가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용기의 뚜껑을 꼭 닫지 말고 느슨하게 보관해야 한다”고 팁을 알려줬다.

발효현미제품인 닥터라이스는 사람들의 건강을 감안해 만든 제품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백미는 쌀눈과 쌀겨를 제거해 영양분이 현미에 비해 부족하다. 그래서 쌀의 영양분을 전부 섭취할 수 있도록 상생촌은 발효현미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한 대표는 “백미는 쌀 영양분의 5%에 불과하다. 반면 영양분이 풍부한 현미는 사람들이 거친 느낌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면서 “현미를 발효시키면 부드러워져서 먹기 좋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닥터라이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제품은 발효현미이기 때문에 식감이 좋아진 것은 물론 몸의 중금속을 빼주는 역할을 한다”며 “당뇨환자 등으로부터 효과를 봤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상생촌의 막걸리 키트와 닥터라이스는 이미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막걸리 키트는 이미 5년 전부터 수출이 진행되고 있고 닥터라이스도 미국과 홍콩시장에 진출했다. 닥터라이스는 올해 초 FDA 승인까지 받으면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한상철 대표는 “지난해 직·간접적으로 진행된 수출액은 4만2000달러”라며 “우리 제품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암·당뇨환자 등이 고정적으로 주문해서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막걸리 키트 수출도 생막걸리를 먹는 한국의 막걸리 문화를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는 한상철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한상철 대표는 “커피믹스처럼 막걸리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막걸리 키트”라며 “미국과 동남아 국가 등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기농 쌀을 원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한 번 먹어보면 시중 막걸리를 먹지 못할 수 있다”며 “우리 제품이 메디 푸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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