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협 양돈장 질병 실태조사

사업 통한 전문가 컨설팅 이후
분만율·총산자수·MSY 등 개선

차단방역 이행 수준은 ‘미흡’
"매뉴얼 개발 등 정부지원 필요"


2017년도 농림축산식품부의 ‘돼지소모성질환 지도지원사업’ 참여 농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양돈장 질병 실태조사 결과, 사업 참여 이후 분만율·총산자수·모돈 당 연간 출하두수(MSY) 등 농장의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농가들의 차단방역 수준이 낮아 정부 주도의 개별 농장단위 차단방역 및 차량소독 매뉴얼 개발·보급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돼지소모성질환 지도지원사업은 농식품부가 지난 2005년부터 양돈 농가의 소모성질환 발생을 억제해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경쟁력을 향상시켜 경영능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이다. 대한한돈협회는 이 과정에서 사업 참여 농장을 대상으로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을 비롯한 각종 질병발생 실태와 사육시설, 환경 등에 대한 조사와 함께 그 결과를 담은 ‘양돈장 질병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돈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소모성질환 지도지원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의 각 사육단계별 평균 폐사율은 2016년에 비해 약간 증가했으나 사업을 통한 전문가 컨설팅 이후 생산성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분만율은 컨설팅 전 81.8%에서 컨설팅 후 86.6%로 약 4.8% 증가했고, 평균 총산자수는 11.1두에서 11.6두로 약 0.5두 늘었다. PSY(모돈 당 연간 이유두수)의 경우 20.2두에서 22두로 약 1.8두로 향상됐고, MSY는 20.6두에서 21.5두로 0.9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사업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농가들은 컨설팅 후 가장 개선된 부분으로 사양기술 향상, 번식성적 향상 등을 꼽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차단방역 수준 평가에서는 방역 수준이 높거나 매우 높은 농가의 비율(56%)이 절반을 조금 웃돌아 각종 질병 발생에도 아직까지 양돈 농가들의 차단방역 조치 이행 수준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양돈장 질병 실태조사 연구용역에 참여한 강원대 박선일 교수 연구팀은 “돼지소모성질환 지도지원사업은 차단방역 수준 향상을 통한 양돈 농가의 경제적 손실 예방 및 경영능력 향상이 목적인데, 지속적인 사업에도 농가의 차단방역수준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돈 농가의 차단방역 수준 향상을 위해 정부 주도의 농장단위 차단방역 및 차량소독 매뉴얼 개발·보급 등 정부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사업 참여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에 대한 혈액검사를 통해 양돈장의 질병 감염 유형에 대한 분석도 실시했다.

이 가운데 돼지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을 살펴보면, 감염 유형을 △음성 농장 △안정화 농장 △자돈감염 농장 △역감염 농장 △순환감염 농장 등 5개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포유자돈에서 항원 양성 또는 40일령에 항체가 상승하는 포유돈 감염이 특징인 역감염 농장 유형이 4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 구간 항체 음성인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음성농장 비율은 5.2%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혈액검사에 대해 박선일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신규 질병의 추가 없이 돼지소모성질환 지도지원사업이 진행돼 국내외 질병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업 내용과 범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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