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산업은 한때 유망 성장사업으로 인식돼 대규모 투자까지 이뤄졌던 산업이다. 국내 최초로 첨단 유리온실이 도입된 곳도 대부분 화훼분야였다. 그러나 지금의 화훼산업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려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화훼산업은 수출 감소, 소비 침체, 수입량 증가, 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매년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화훼 생산액은 2005년 1조105억원에서 2016년 5602억원으로 급감했다. 화훼 농가수도 같은 기간 1만2859호에서 7837호로 약 40%나 줄었다.

이에 화훼관련 종사자들은 산업발전을 위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고, 지난해 정재호 국회의원 등이 화훼산업진흥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화훼산업진흥법이 제정돼야 화훼생산기반 확충과 유통체계 개편, 소비촉진 및 화훼문화 진흥, 체계적인 품종 육성 등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런데 공청회까지 거친 관련 법안이 아직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이어서 화훼농가의 가슴만 답답한 실정이다.

그나마 최근 박완주 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가 ‘화훼산업 발전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조속히 화훼산업진흥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섰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가별로 그 사회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 중 하나가 꽃 소비라고 한다. 반면 우리 사회는 꽃을 사치품이나 뇌물로 규정하고 소비억제 정책에 초점을 맞춰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굴레와 고통에서 화훼농가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그 시발점은 화훼산업진흥법 제정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