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북부 지역에 지난 28일과 29일 내린 기습적인 폭우로 하우스와 농경지가 침수하는 등 수확기에 접어든 농촌에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30일 경기도 고양시 유인수 씨 하우스에 전날 내린 500mm를 넘는 폭우에 인근 하천물이 하우스로 밀고 들어와, 모종 정식 1주일을 남겨두고 준비한 각종 자재들과 기계장치들이 폭격을 당한 듯 흑탕물에 뒤엉켜 있다. 김흥진 기자

고양·포천 등 경기지역 ‘직격탄’
농작물·시설물 폭우 피해 속출
비닐하우스 87개동 물에 잠겨 

강원·충청·전북 등도 피해 속출
점검회의 등 열고 복구 안간힘


전국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농작물 및 농업시설물 피해가 속출했다. 중부지방의 경우 경기도 고양시 주교동에 지난달 27일부터 3일 동안 564㎜의 비가 내리는 등 경기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각종 농작물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우량은 고양시 주교동 564.5㎜, 의정부 505.5㎜, 양주 479㎜, 김포 470㎜, 연천 448.5㎜, 포천 412.0㎜, 동두천 408.0㎜,파주 381㎜, 남양주 366㎜, 여주 314㎜, 이천·가평 308.0㎜ 등이다.

이로 인해 고양·포천시 등 8개 시군 21.8ha의 비닐하우스 87동이 침수 및 파손되고 와 논·밭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특히 연천군 차·도신리에 위치한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 관리사 건물(285㎡)과 차탄리 시험포장(2만42㎡), 도신리 시험포장(1만1039㎡) 등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고양시 선유동에서 3300㎡(1000평)의 시설 화훼농사를 짓는 유인수(54)씨는 “29일 물 폭탄이 쏟아져 비닐하우스 10동이 모두 물에 잠겨 출하를 앞둔 관엽식물이 초토화 됐다”며 “하우스내에 상토와 각종 농자재 뿐 아니라 모든 시설들이 쓸모없게 돼 복구비용 부담과 향후 농사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  

연천군의 농민 이모(63) 씨도 “인근 차탄천의 물이 범람해 비닐하우스가 잠기고 논둑도 터져 추석 전 수확해야 할 벼들이 쓰러져 만신창이가 됐다”고 걱정했다.

강원지역도 지난달 30일 오전 6시까지 철원 437㎜, 인제 359㎜, 양구 334㎜, 춘천 290.3㎜, 고성 276.5㎜, 화천 268㎜, 속초 181㎜ 등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하며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등 농작물 및 농업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충청권에서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 기준 증평 239㎜, 괴산 189.5㎜, 보은 145㎜, 옥천 138㎜, 충주 100.4㎜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했다.

전북지역에서도 지난달 26∼27일 집중 폭우가 쏟아져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전북도는 27일 18시 기준 도내에 내린 폭우는 장수와 진안이 300여mm로 가장 많이 내리는 등 도내 전역에 장대비를 뿌렸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도내 5개 시군 235농가 96.1ha에서 농작물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작물 피해는 벼 도복 7.1ha 와 농작물 침관수는 벼 25.5ha, 논콩 42.4ha, 밭작물 10.3ha, 시설하우스 10.8ha 등이다.

축산피해는 김제 지렁이농장 침수, 진안 양봉통 손실, 장수 한우 빗물유입 등 3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도는 앞으로 추가 피해지역 접수와 피해 확정을 위한 정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달 30일 박병호 행정부지사 주재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전남 내륙에 50~150㎜ 집중호우가 예보됨에 따라 호우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 부지사는 태풍 및 집중호우 피해복구에 필요한 군부대 지원 및 자원봉사자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줄 것과, 소규모 농어업인 피해가 누락되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 줄 것을 각 실국에 요청했다.

또 태풍 및 집중호우 피해 사례를 점검하면서,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으로 도민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제도개선을 적극 건의할 것도 주문했다.

연천·전주=이장희·양민철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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