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마련한 ‘2018년 청년과 농식품 스타트업이 함께하는 일자리 소통캠프’에서 40여명의 청년들이 선배 스타트업 대표인 엔씽의 김혜연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실용화재단 일자리 소통캠프
농산업 우수 스타트업 참여
인재 발굴·아이디어 등 모색


“농업·농촌이 과연 다원적 기능을 하고 있을까요?”란 물음에 한쪽에서 “아직까지 확답은 못하겠어요”라고 말하자 다른 쪽에서 “경관을 보전하고, 수자원을 보호하며, 생태계를 보호하는 여러 기능이 있죠”라고 맞받쳤다. 또, “앞으로 스마트팜은 어떻게 될까요?”라고 던지니 “스마트팜 정의부터 명확해져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사장 류갑희)이 주최한 ‘2018년 청년과 농식품 스타트업이 함께하는 일자리 소통캠프’.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2박 3일간 충남 천안의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진행된 캠프 중 둘째 날인 21일, ‘선배 스타트업이 들려주는 창업이야기’에서 선배로 나선 ‘스마트농장’ 개발업체인 엔씽의 김혜연 대표가 만 30세 미만 청년 38명과 나눈 대화들이다.

이번 캠프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청년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분야 스타트업 인재발굴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 청년과 농산업 우수 스타트업이 소통하는 만남을 통해 청년들이 농식품 창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것.

양민호 기획운영본부 사회가치창출팀장은 “취농지원은 많은 반면, 농식품 창업지원은 아직까지 생소하고, 그래서 창업에 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농식품분야 스타트업이란 스마트한 기업의 가능성을 엿보면서 향후 농식품분야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데 캠프의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

‘선배 스타트업이 들려주는 창업이야기’는 청년들이 붙임쪽지에 ‘궁금한 점’을 적어내면 김혜연 대표가 직접 골라 문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1시간여 동안 김 대표는 스마트농장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물론, 농업의 다원적 기능, 스마트팜의 미래, 농업형태의 변화 등을 두고 청년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김 대표는 “현재 방식으로 농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기존 방식의 농업은 없다”, “스마트폰 개념이 처음엔 모호하다 지금은 보편화된 것처럼 스마트팜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다” 등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창업사례들은 교과서가 아니고 역사를 배우는 게 아닌 하나의 사례로 생각하고 자신의 사업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는 조언도 더했다.

10분여 휴식 후엔, 7명의 선배 스타트업 대표와 40여명의 청년이 ‘팀’을 이뤄 공동창업을 가정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구체화하는 ‘팀미션’ 시간을 가졌다. 총 7개조로, 각 조원들은 김혜연 대표, 강영수 희망토 대표,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김영순 아름답게그린배 대표, 곽태일 팜스킨 대표, 이민호 미리본 대표, 김응경 크러쉬온드 이사 등 스타트업 대표와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실현 가능성을 모색해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또 7개조에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직원도 한 명씩 참여해, 청년들이 농식품분야 창업 활성화를 위해 재단의 지원사업을 활용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다음날 22일, 각 조마다 ‘모의창업 경진대회’를 위한 팀미션 결과를 발표, 7개조 중 소비자가 직접 재료를 선택하면 주문대로 음료를 제공하는 사업을 골자로 한 6조(연결고리)의 ‘쥬스웨이’가 최우수상(이사장상)을, 반려견 집밥을 만드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자는 4조(cheer up)의 ‘집밥견선생’이 우수상(이사장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 외에도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농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사회소외계층에 가정용 수경재배기를 보급한 후 확보한 재료를 사용하는 카페를 운영하는 등의 아이템도 제시됐다.

양민호 팀장은 “캠프에는 농업을 전공한 청년과 비농업계 청년이 절반씩의 비율로 참여한 것이 특징”이라며 “그만큼 다양한 의견들이 취합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는데, 단순히 창업으로 돈을 벌려는 게 아니라 창업을 기반으로 농식품과 접목해 환경이나 가난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청년들의 관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짧지만 2박 3일이란 시간동안 청년과 스타트업의 연계 가능성을 봤다는 방증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캠프에 참여한 청년들을 ‘포럼 Y(Young)’에서 관리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포럼 Y(Young)’는 재단이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운영 중인 곳으로, 청년들의 사업 아이템을 검토하면서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 창업으로 이어지는데 디딤돌을 놓겠다는 것. 재단이 밝힌 △청년들의 관심 및 이해도 고취로 벤처창업 붐 조성 △농식품 스타트업과의 양방향 소통으로 잠재적 역량을 가진 청년 채용 등의 캠프 기대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도이기도 하다.

양 팀장은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고, 제품을 기회로 법인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는 한 타임의 캠프로 운영됐지만 내년부터는 1년 사업으로 끌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갑희 이사장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청년과 젊은 스타트업이 공감하고 함께하는 일자리 소통캠프를 통해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농업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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