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업만큼이나 양봉산업의 중요성을 새삼 깊이 느끼고 있다. 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반드시 수정을 시켜야 가능한 일이다. 그 중요한 역할을 벌들이 한다. 물론 나비도 있고 사람이 직접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벌들은 꿀, 화분, 로열젤리 등 부산물로 농가에 고소득을 안겨 준지 오래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양봉산업은 110년 동안의 역사를 가졌다. 세계적으론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선진국이다. 중국의 양봉규모는 전 세계 8000만군의 1/4인 2000만군 규모다.

이런 가운데 아직은 미진하지만 전남 장흥이 양봉산업의 메카로 잡기 위해 본격 나설 추진 계획을 세웠다. 현재 장흥에는 120 농가에서 6000군의 양봉을 통해 연간 60톤 정도의 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생산 방식 답습과 고령화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양봉 기술 등이 확실하게 체계화되어 있지도 않을뿐 아니라 기술전달이 경험에 의한 대화로 이어지는 양봉산업의 초기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령화된 양봉농가가 세월이 흘러 자연히 은퇴하면 더 이상 이마저도 유지가 어렵다.

이에 따라 장흥군은 100만평 부지에 양봉에 관련된 생산, 가공, 보관 등 모든 일관 시설을 갖추기 위해 다각도로 뛰고 있다. 최대 숙원사업인 밀원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이 시설이 들어서고 본격적인 생산과 판매에 나서게 되면 양봉도 4차산업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성하기로 한 밀원 100만평의 부지에선 약용작물 재배도 가능해 지역 한방약재사업의 귀중한 자원 지역으로 부각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갈 길은 멀지만 지역 이미지 특화로 ‘양봉하면 장흥’이라는 등식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농가들은 이미 조합을 구성해서 조직적인 대응과 함께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의 성공을 담보하고 있다. 양봉에 대한 불신도 불식시키기 위한 홍보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양봉산업의 특성상 거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작업들을 이젠 첨단화와 접목해 화상 관리는 기본으로 원격조정 할 수 있는 시대상에 맞는 혁신적인 변화도 시도되고 있다.

지난해 장흥군이 5개 농가를 선정, 2000만원을 지원해 비가림 시설 등을 설치 했는데, 올해처럼 이렇게 폭염 속에 기존의 방식대로 방치됐다면 수확은커녕 관리도 안 되는 위기 상황은 불을 보 듯 훤했다.

이게 바로 앞서가는 농정이자 지원이다. 장흥군이 양봉산업의 메카로 선점하기 위해 빨 바르게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지자체가 뜻을 같이하고, 공무원이 양봉농가와 함께 한 경험이 시범사업 등 정책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향후 영세 양봉 농가들은 4차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규모화도 필요하다. 또 양봉산업은 친환경사업으로 정부 차원의 절대적이고 대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제 지역 농정 정책 입안자는 물론 도시 소비자도 양봉산업에 눈을 돌려 농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이며, 양봉산업 발전을 위해선 농가가 먼저 앞장 서야 할 것이다.

안성호/한농연전남도연합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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