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쌀값 상승세 이어지는데다
정부 벼 공매 낙찰가 6만원 넘고
대북관계도 좋아 농민들 기대감
조곡매입가격 6만원대 가능성


올해 농협계통의 신곡 매입가격이 전년에 비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지조곡 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지쌀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2차례에 걸친 2017년산 정부 벼 공매입찰 결과에서도 평균 낙찰가가 6만원을 넘긴 상황인데다 대북관계 또한 좋은 상황이라는 점 등이 농민들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는 게 농협계통 미곡종합처리장(RPC)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히 신곡 벼 매입에서 절대량을 차지하는 농협계통의 매입가가 상승할 경우 민간RPC 매입가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생종 매입가격이 가장 먼저 정해지는 철원지역. 이 지역 한 농협RPC 관계자는 최근 형성되고 있는 신곡 매입가 결정 논의에 대해 “지난해에 비해서는 오를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산지쌀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고, 산지조곡 부족현상도 지속되면서 2017년산 원료곡 재고가 이미 바닥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신곡이 나오는 데로 도정해서 내보내는 이른바 ‘당겨먹기’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상황을 놓고 볼 때 산지가격이 최소 유지되거나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조곡매입가격은 6만원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농민들도 전국적으로 원료곡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산지가격을 감안하더라도 이 수준 이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또 다른 RPC 관계자도 이와 비슷한 예상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주력인 만생종 매입가격에 조생종은 추가로 일정액을 더 주기로 하는 방식으로 일단 조생종 입고에 들어간다”면서 “최종 매입가격은 만생종 입고에 앞서 정해지겠지만, 인근의 상황을 종합해볼 때 최소5%에서 최대 10% 인상안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 들어 산지조곡가격이 40kg 포대를 기준으로 6만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도 농민들의 기대심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RPC관계자들은 “최근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정부 보유곡 공매에서도 평균낙찰가가 40kg 조곡을 기준으로 6만원대를 나타냈고, 대북관계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농민들이 대북 쌀 지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작황에 따라 상황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매입가격을 높여야 하는 이유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내년 3월에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도 농협계통의 벼 매입가격 결정에 한 몫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처럼 2018년산 신곡 매입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오른 매입가격을 납품가격에 반영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납품가격에 오른 벼 매입가격을 반영시키지 못할 경우 모처럼만에 수익을 낸 RPC들의 경영부실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

이들 관계자들은 “매입가 상승이 일정수준이면 가격에 큰 변화 없이 납품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납품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풍작이 발생할 경우 이로 인해 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면 소비지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높여줄 리 없다는 점에서 농민들로부터는 전년에 비해 오른 가격에 벼를 사고 납품가격을 낮춰야 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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