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늘과 양파의 재배면적 통계 결과가 기관 간 크게 달라 산지와 업계에선 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올 수확기에 앞서 한 농민이 마늘밭에서 생육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국회 입법조사처 정책자료
통계청-농경연간 통계 달라
수급대책 혼선 가중
농업계 불신도 깊어져
두 기관 협력·보완 권고


통계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마늘·양파 통계 결과 차이와 그로 인한 수급 대책 혼선 및 농업계 불신<본보 5월 4일자 1·5면, 15일자 5면 참조>에 대해 국회에서도 우려를 제기하며, 개선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내고 ‘마늘·양파 통계 예측력 제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용하는 농경연 농업관측본부의 통계 조사방식의 차이에 의해 두 기관의 재배면적 통계 결과가 크게 달랐다. 4월 27일 통계청에선 마늘의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14%, 양파는 35.2% 급증한 것으로 발표했다. 반면 통계청 발표보다 26일 먼저 발표된 농경연의 4월호 양념채소 관측월보에선 1년 전과 비교해 마늘은 6.1%, 양파는 18.3% 재배면적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두 기관 간 통계 결과가 두 배가량이나 차이를 보인 것.

당시 농식품부가 농경연 관측월보를 통해 초과 물량 시장격리 등 수급 안정을 위한 대책을 추진 중에 있었던 상황에서, 통계청의 재배면적 조사 발표 이후 수급 대책의 전면적인 전환은 불가피했다. 정부 대책은 국가 정식 통계기관의 통계 결과를 중심에 두고 추진돼야 했기 때문. 특히 마늘과 양파의 수급 대책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물론 농업계 일각에선 통계청의 조사 결과를 불신한다는 측과 농식품부의 예측 및 수급 대책이 실패했다는 측으로 나뉘어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는 것이 국회 입법조사처의 당시 정황에 대한 설명이다.

이 같은 우려는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한 번 수확해 저장 후 다음 해 수확기 전까지 출하되는 마늘과 양파의 생육·유통 특성상 재배면적 통계 조사 차이는 ‘산지에서의 저장, 시장으로의 출하, 수입업체의 수입’ 등 연중 마늘·양파 수급 동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나마 올해엔 '한파와 가뭄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마늘과 양파의 작황이 매우 좋지 못해 재배면적 증가치 만큼 생산량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만일 작황이 평년 수준만 되었어도 농경연과 통계청의 재배면적 조사 결과 차이는 고스란히 생산량 차이로도 이어져 혼란이 가중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마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작황이 워낙 좋지 않아 단수가 평년 대비 크게 줄었고, 이로 인해 기관 간 재배면적 통계 차이와 비교해 생산량은 많이 벌어지지 않았다”며 “만일 내년에도 기관 간 통계 차이가 크게 발생하고, 작황은 평년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와는 비교 되지 않을 정도의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기관 간 통계 결과 차이에 대해 국회 입법조사처에선 개선 방안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통계청과 농경연은 마늘과 양파의 재배면적 통계 조사방식에 대해 협력, 보완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정부가 보다 효율적인 수급 정책을 수립하고 실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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