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랭지 지역
망 포장 후 랩핑 출하 검토중
경사도 심해 작업 쉽지않아
준비 하려면 시행시기 늦춰야

제주지역
12월로 시간적 여유 있지만
농가 추가 비용부담 너무 커
“현실 무시 일방행정” 성토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양배추의 포장 및 하차거래 시행이 한 달을 앞두고 있지만 산지에서의 불만이 적지 않다. 강원도 고랭지 지역 출하 농가들은 준비 부족을 이유로, 12월부터 출하되는 제주 지역 농가들은 추가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오는 9월부터 가락시장에 출하되는 모든 양배추에 대해 하차거래를 시행한다. 출하방법은 △망 포장 적재 후에 비닐이나 그물망으로 씌워(랩핑) 팰릿 출하 △망 포장 적재 후 우든칼라나 톤백 등 물류기기를 이용해 팰릿 출하 △박스 포장 적재에 팰릿 출하 등으로 하면 된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9월 출하를 준비하고 있는 강원도 고랭지 지역의 양배추 출하 농가들은 산지에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을 들어 시행시기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지유통인들과 농가들은 올해 봄에 양배추 하차거래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테스트는 양배추를 톤백에 담아 팰릿으로 출하하는 방식이었다. 당초에는 이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차거래가 시행되는 9월의 날씨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 농가들의 설명이다. 9월의 날씨가 여전히 덥기 때문에 톤백에 담은 양배추가 서로 부딪혀 물러지는 현상을 생각지 못한 것이다.

이에 망 포장 적재 후 랩핑 팰릿 출하도 고려하고 있지만 양배추 작업하는 곳이 경사가 심한 고랭지 언덕이다 보니 현장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강원 지역의 한 농가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간이 부족하다. 시행시기의 유예가 불가피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오는 12월부터 하차거래가 시행되는 제주 지역은 시간상 다소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반발이 더 큰 상황이다. 당장 농가들과 지역 농협들은 서울시공사의 하차거래 시행이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 행정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하차거래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7월 20일 제주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2018 월동채소 수급 안정을 위한 전망 발표 및 현장토론회’에서는 양배추 하차거래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농가들과 지역 농협 관계자들은 양배추 하차거래에 대한 농민 부담이 큰 상황에서 굳이 하차거래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반발했다.

제주 지역 농협의 관계자는 “많은 비용이 추가되는 것은 검토가 없이 무와 양파를 (하차거래) 하니까 (양배추도) 하겠다는 식으로 산지의 고통과 어려움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 반발하는 것이다. 서울시공사의 행정이 너무 일방통행이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공사가 양배추 하차거래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묘수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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