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근 씨, 모종 1만2000주 ‘소각’
판매자에 후속 조치 요구했지만
생산자와 해결하라며 책임 회피
육묘생산업체와는 통화도 안돼 


바이러스에 전염된 고추모종이 외부에서 들어와 지역에 확산될 우려가 있지만 공급처의 안이한 대응으로 농가 피해와 함께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다.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정영근씨는 올해 봄에 고추모종 1만2000주를 구입, 3500㎡의 밭에 심었으나 최근 칼라병이라 불리는 토마토반점위조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종을 모두 뽑아 소각 처리했다.

이 모종은 임계면 소재 대농종묘사가 중부지방의 한 육묘생산업체로부터 구입해 정씨에게 판매한 것이다.

정씨는 지난 16일 고추에 병이 발생한 것을 알고 대농종묘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후속 조치를 요구했지만 생산업체와 해결하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정씨는 생산업체에 전화를 걸어 한 차례 통화를 했지만 그 이후에는 통화가 단절되는 등 후속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정씨는 좀 더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정선군농업기술센터에 신고했고, 담당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토마토반점위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 바이러스가 정선군에서는 처음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현장 확인을 했던 김남준 기술센터 담당자는 “일단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모종을 뽑아 소각처리 했다. 피해보상 등을 해야 하는데 생산업체가 이를 기피하는 것 같다”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피해를 입은 정영근씨는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모종의 생산과 유통이 바이러스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고 농가들이 1년 농사를 망치는 계기가 된다”며 “피해신고가 접수되면 강제적으로 조사와 조치가 이뤄지도록 관리지침이 마련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선=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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