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나올 필요없이 농장 원격조정 편리”

▲ 김두회 농가가 가을 작기를 앞두고 스마트팜 온실에 심어 놓은 방울토마토를 점검하고 있다.

첨단 유리온실이나 베드재배를 하는 비닐하우스뿐만 아니라 토경재배를 하는 비닐하우스나 분화류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에도 스마트팜 시스템은 보급돼 있다. 이번에 찾아간 사례는 토경재배 방식으로 봄 작기에는 오이, 가을 작기에는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곳과 분화에 꽃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이다. 두 곳 모두 스마트팜 시스템 도입 이후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게 장점이었다. 그리고 스마트팜 시스템이 각 농장 별로 필요한 기능을 갖춘 ‘맞춤형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요구도 나왔다.


문제 생기면 스마트폰에 전송
작동명령도 스마트폰으로
농장마다 환경 서로 달라
프로그램 맞춰 설계했으면


“ICT가 전지전능한 것은 아닙니다. 어제와 오늘 모두 폭염특보가 발령됐지만 어제는 일사량이 더 많아서 하우스 내부가 더 뜨거웠습니다. 이럴 때는 온도조절을 위해 개폐기를 더 열어줘야 합니다.”경기 평택시에서 봄 작기에는 오이, 가을 작기에는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김두회 씨의 말이다.

지난 2013년 8900㎡(2700평) 가량의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온실에 4000만원을 들여 스마트팜 보급형 모델을 설치했다는 그는 원격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 스마트팜 설치의 의미를 두고 있다. 스마트팜 시스템에 농장운영을 자동으로 맡기는 게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전송된 각종 센서 값이 통신을 통해 스마트폰에 정보를 제공하면 이를 기반으로 그간의 농장운영 경험치를 감안해 다시 스마트폰으로 작동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외부에서 농장 상황을 모니터링을 할 수 없었다”면서 “오이와 토마토 농사를 지을 때 3~5월과 10~11월이 생육환경을 민감하게 관리해줘야 하는 시기인데,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는 밤에도 중간 중간 농장에 나와 봤어야 했다면 지금은 문제가 발생하면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니까 이런 면에서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저녁이 있는 삶’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해는 금물이라고도 했다. 그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설치한다고 해서 병충해가 적게 온다거나 노력하지 않는데도 생산량이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또 그는 “디지털 센서의 값과 아날로그 측정장치 간에는 오차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에서 나타나는 편차를 측정하고, 이를 고려해 시스템을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두회 농가의 농장에 설치된 스마트팜 시스템은 온·습도, 풍량·풍속, 외부온도, 이산화탄소 농도, 일사량, 지온·지습, 절대온도, 포화수분, 이슬점, 누적 일사 등의 디저털 센서와 이를 총괄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그리고 환경제어가 가능하도록 하는 자동 측창·천창개폐와 커텐 개폐기 등이 있다.

그는 “비닐하우스 온실이다 보니 유리온실과는 달리 땅의 습도나 이산화탄소 농도 등의 정밀한 조정을 어렵다”면서 “주로 사용하는 기능은 온도와 습도값에 따라 측창과 천창, 커텐을 자동적으로 개폐하도록 하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2013년 설치 후 운영 5년차에 접어든 그는 그간의 스마트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보급되는 시스템은 개별 농장의 시설이나 위치, 환경에 맞게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기존 비닐하우스의 경우 반자동 환경제어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연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ICT사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면서 “그리고 농장마다 서로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고, 또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는 환경제어의 측면에서 완벽성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인 프로그램보다 농장상황에 맞게 넣을 것은 넣고, 뺄 것은 빼는 방식으로 스마트팜 시스템이 설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온도와 습도, 풍량·풍속, 외부온도, 이산화탄소 농도, 일사량, 지온·지습, 절대온도, 포화수분, 이슬점, 누적일사 등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농장시설의 특성상 이중 주로 이용하는 것은 온도와 습도”라면서 “이 온도와 습도 정보를 중심으로 측창과 천창, 커텐을 개패하면서 환경을 관리하고 있는데, 설치된 프로그램에는 이렇게 개폐를 관리할 수 있는 채널이 적어 구역별로 세부적 관리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리온실과 달리 이산화탄소 농도나 지온·지습 같은 경우 비닐하우스에서는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농가의 특성에 맞게 뺄 기능은 빼고, 필요한 기능은 보강하는 쪽으로 앞으로의 스마트팜 사업이 방향타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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