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PLS 연착륙 방안’ 포럼

▲ 2019년 1월 1일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가 시행되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한 포럼에서는 비의도적 농약검출 문제 등 PLS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비의도적 농약 검출 우려
농민단체 시행중단 촉구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도입에 따른 걱정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비의도적 농약검출 문제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PLS 유예’를 외치는 농업계의 요구와 달리, 당국에서는 PLS를 현행대로 시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첨예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PLS 전면 시행을 5개월여 앞둔 지난 7월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5회 식품·의약품 안전 열린포럼’을 열었다. 포럼의 주제는 ‘농약 PLS 시행 사전점검과 연착륙 방안’. 식약처가 2019년 1월 1일에 본격 시행하는 PLS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PLS가 연착륙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PLS를 추진하는 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비의도적 농약 검출’ 문제가 제기, 농업인의 의도와 달리 항공방제, 토양잔류, 농약비산 등으로 인해서 농약이 검출, 애꿎은 농업인의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두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데 의무와 책임을 다하자는 PLS의 목적에 공감하고 이해한다”면서도 “현장에서는 비의도적 농약검출을 둘러싼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 총장은 “항공과 드론을 이용한 방제기술이 발달한 만큼 바람에 의한 비의도적 농약 유입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우리나라 농경지는 대부분 복합영농이면서 농지 자체가 소규모여서 농업인이 아무리 신경써서 방제를 하더라도 환경적 변수들로 인해서 비의도적 농약이 검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마 총장은 “예를 들어 A품목에 대한 농약허용기준을 준수하더라도 토양에 흡수된 농약성분이 추후 재배될 B품목에서 발견될 경우를 배제할 수 없고, 이는 농업인 피해로 귀결된다”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의 김경선 과장은 ‘비의도적 농약 오염 대책’으로, ‘토양·농산물·환경 중 잔류실태 자료를 평가 후 식약처에 기준 설정 요청 중’, ‘항공방제, 연작 등으로 인한 잔류농약 오염 방지 기술을 사용자 매뉴얼화’ 등을, 이순호 식약처 과장은 ‘토양에 오래 잔류돼 농산물에 오염가능성이 있는 BHC, DDT 등의 농약에 대한 추가기준 설정’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마 총장이 “현장에 내려가서 정확하게 애로사항 파악했는지 의문”이라고 언급, 정부 대안이 농업인들의 불안을 없애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순호 과장은 “농민의 잘못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일정이상 기준을 설정하는 준비를 하고 있고, 비의도적 농약 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농약이나 작부체계 등을 검토해서 방법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농업인들이 PLS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마 총장의 얘기다. 그는 “2011년부터 PLS를 부분적으로 시행했다는 데 농업인들은 전혀 모르고 있고, 올해 들어서야 PLS가 자주 언급되기 시작했는데, 그럼 이전 2017년까지 정부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포럼에서는 비의도적 농약 검출 우려와 함께, △소면적 재배작물에 대한 등록농약 부족 △부적합률 상승에 따른 농업인 피해 가중 △복잡한 농약등록 절차로 인한 제도 초기 혼란 가능성 △PLS제도에 대한 홍보 부실 등도 표출된 가운데 식약처는 당일 배포한 PLS Q&A를 통해서 “PLS는 소비자 건강보호를 위해 예정대로 2019년 1월 1일 시행이 필요하다”면서 원래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 총장은 “농업계는 한시적으로 PLS제도 시행을 유예하자고 요구를 해왔다”면서 “2019년 1월 1일부터 PLS를 시행하려 한다면, 명확한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며, 하반기에 농업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농업계도 합심해서 단체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고, 이순호 과장은 “현장에 찾아가서 충분히 문제점을 찾고, 한농연 등 농업계도 만나서 같이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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