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한우, 양돈, 양계 등 가축사육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경기도 고양시 김종석, 이경자 씨가 운영하는 협동농장의 한우들이 더위를 막기 위해 천정에 설치한 대형선풍기 아래서 한낮의 폭염을 피하고 있다. 김흥진 기자

닭·오리 등 79만 마리 폐사
농작물 병해충 급속히 번져


연일 불볕더위가 지속되면서 가축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17일 9시 기준 돼지 3586마리, 닭 75만3191마리, 오리 2만6000마리, 메추리 1만마리 등 모두 79만2777마리의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폭염 피해를 입은 농가의 경영회복을 위해 재해보험금과 재해복구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재해보험 가입 농가에 대해 신속한 손해평가를 거쳐 보험금을 지급키로 했다. 최근 폭염으로 가축폐사를 신고한 농가들은 가축재해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34농가에게 보험금이 2억2000만원 지급된 상황이다.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의 경우 가축폐사 피해를 입으면 가축입식비로 한우(육성우) 156만원, 돼지(육성돈) 14만원, 토종닭(중추) 1036원, 오리(중추) 2564원, 메추리 137원 등을 기준으로 지원한다.

폭염 피해가 이어지자 농식품부는 폭염에 대비한 축사와 가축의 관리기술과 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주관으로 종합기술지원단(5개반 76명)을 구성, 전국의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기술지원하고, 특히 폭염 우려 지역 농가에게는 여름철 가축사양 및 환기시설 관리, 그늘막 설치 등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2일 강원도 정선에서는 10만8000㎡의 고랭지배추를 생산하는  박기수(56) 농가가 50여 명의 인부를 동원해 집중적인 병해충 방제에 나섰다. 이날 방제에만 하루 인건비와 약품가격 등 117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이 농가는 농촌진흥청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장마 후 폭염이 이어지면 병해충발생이 크기 늘기 때문에 농작물관리에 집중해야한다는 권고가 있었고, 경험적으로도 매년 같은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에 대대적인 방제에 나섰다고 전했다.

실제로 평창군 방림면 등 고랭지 배추재배 지역의 일부 배추밭에는 이미 배추 속썩음병이 발생해 출하가 어려운 농가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랭지 농가들은 최근 들어 바이러스와 병해충 발생률이 높고 피해가 확산되는 것은 무 배추의 연작과 기후변화로 재배 환경이 악화됐지만 이에 맞는 지력증진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강원도는 관련 예산을 투입 고랭지 토량 개량사업을 실시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북 지역에서는 고온 다습한 환경이 이어지면서 고추 탄저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시급한 방제가 요구되고 있다.

16일 전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 고추 주산지인 임실, 정읍, 고창 등지에서 탄저병 발생이 시작됐으며 최근 잦은 비와 고온 다습으로 발병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에 방제를 소홀히 할 경우 탄저병 발생의 급격한 증가로 고추 수확량 감소 등 큰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고추 탄저병은 주로 열매에 발생하며 발생 초기에는 연한 갈색의 작은 반점을 보이다가 움푹 들어간 원형증상으로 병반이 점차 확대되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이 병은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발생이 많고 특히 비가 오면 탄저병 병원균 포자들이 잘 퍼져서 고추 과실에 침입, 이후 고온이 지속되면 병든 부위가 확대되면서 피해가 심해진다.

지난해 7∼8월 잦은 강우로 도내 고추 탄저병이 발생, 고추 수확량 감소 등으로 농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올해 고추 생장기에 비가 자주 내리고 고온 현상으로 탄저병 발생이 더욱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병이 든 고추는 즉시 제거해야 하며, 적용약제를 주기적으로 살포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탄저병이 확산되면 고추 수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방제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고추 농가들에 당부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평창·익산=백종운 양민철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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