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가축분뇨 바이오매스 매전단가 일반 전기료의 ‘두 배’ 보장

▲ 일본 효고현의 ‘니시와키 흙만들기센터’ 전경과 퇴비조 모습. 1200마리의 가축분뇨를 퇴비화하는 곳으로 퇴비조에서 1차 발효와 2차 발효를 거쳐 퇴비를 생산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악취를 막기 위해 ‘니시와키 흙만들기센터’는 락울탈취장치를 통해 악취의 상당부분을 제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축분뇨 악취 민원이 네덜란드와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똑같은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이미 가축분뇨 인과 질산염의 농지 살포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양돈장과 같은 악취가 발생하는 축사에 대해 공기정화시설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99년부터 가축배설물법이 시행되면서 축사환경 관련 대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바이오매스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매전단가를 높여 재생에너지 확산에 시동을 걸고 있다.      


1999년 가축배설물법 도입
악취저감·자원화 ‘초점’
전국 350여개 퇴비센터 운영
니시와키시 흙만들기센터선
‘락울 탈취장치’로 악취 처리

일본이 축산환경 관리에 무게를 둔 시점은 1999년부터다. ‘가축배설물 관리의 적정화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가축배설물법)이 시행된 때로, 가축배설물 관리를 통해 악취 등 환경 오염도를 낮추면서 가축배설물을 활용, 자원화하자는 것이 가축배설물법의 목적이다.

가축배설물법을 토대로 일본은 가축분뇨의 퇴비화를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높였고, 전국 350여개에 이르는 퇴비센터가 그 결과물 중 하나다. 여기에, ‘악취’를 줄이기 위한 정책과 함께 가축분뇨의 바이오매스로도 시야를 넓히면서, 일본은 축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일본 도쿄 소재 LEIO(축산환경정비기구)에서 만난 하가 키요노리 고문(일본 아자부대학 객원교수)은 “일본은 퇴비화와 더불어 바이오매스에도 마음을 두고 있다”며 “가축배설물법은 ‘처리’와 ‘이용’이란 두 축이 핵심이고, ‘이용’에는 퇴비가 중심이었는데 앞으로는 가축분뇨를 자원화하면서 바이오매스의 원료로 활용하는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의 바이오매스 정책은 2012년 ‘고정가격매입제도’(FIT)가 시작되면서 ‘재생에너지’가 수면위로 올라왔고, 최근 들어 가축분뇨도 바이오매스의 재료로 부각되고 있다. ‘고정가격매입제도’란 매전단가를 기존 전기료보다 높게 책정, 일정기간동안 바이오매스 전기를 구입토록 하는 것으로, 사업 채산성을 높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하가 고문은 “보통 가격이 1㎾당 20엔이라면 메탄가스로 생산한 전기료는 40엔으로 2배 가까이 매전단가를 높이는 것”이라며 “가축배설물을 혐기 발효시켜 발생한 메탄가스로 발전을 하는 바이오매스가 있고, 또 소각을 하는 형태의 바이오매스도 있는데 전자가 더 비싸다”고 밝혔다.

 

▲ LEIO의 하가 키요노리 고문이 축산민원의 절반 이상이 악취문제라는 조사결과를 설명하면서 일본 역시 악취대책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가 고문은 “지구온난화를 감소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야 하는데, 가축분뇨를 이용한 바이오매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가축배설물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가축배설물을 보는 가치도 달라지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또한 ‘악취’를 잡기 위한 고민이 한창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축산 민원내용을 분석한 결과, 민원을 받은 축산농가(1559호) 중 53%인 967호의 민원명이 ‘악취’였다. 축산민원 전체 건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나 악취문제는 여전히 답보상태라는 게 농림수산성의 분석이다. 일본이 관심을 갖고 있는 악취대책은 무엇일까. 하가 고문은 일본 효고현의 ‘니시와키시 흙만들기센터’를 예로 들었다. 니시와키시 흙만들기센터는 14개 농가가 사육하는 일본 흑우 일종인 구로다쇼와규 1200마리의 가축분뇨를 퇴비로 재생산하는 곳으로, ‘지역순환형 농업’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4511톤이 센터에 반입, 1차·2차 등 두차례의 발효과정을 거쳐 퇴비를 생산하는데, 이 때 악취는 ‘락(rock)울(wool)탈취장치’로 처리하고 있다. 락울탈취장치란 수분을 유지하면서 통기성이 양호한 무기질 소재로, 악취가스가 락울을 통과할 때 악취성분이 락울에 스며들게 되고 미생물이 냄새성분을 분해, 악취를 상당부분 제거한다.

하가 고문은 “아직 일본에서는 탈취장치 설치가 의무는 아니지만 추후 민원이 발생한 다음에 설치하기에는 예산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락울을 포함한 탈취장치를 퇴비센터와 맞물려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EIO에서도 악취 경감기술을 개발 중이다. BMP(최적관리기법)를 활용한 기술로서, 유화액을 살포해 축산 내부 먼저를 제거하는 방식도 그중 하나다. 하가 고문은 “먼지도 악취가 나는 원인이기 때문에 먼지를 없애 악취도 사라지게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축사주변에 차폐벽을 설치하는 기술까지도 포함, 각종 기술을 종합적으로 BMP로 체계화해 실질적인 악취대책기술을 만든다는 것이 LEIO의 악취제거 대안이다.

그러면서 하가 고문은 “일본은 1999년 가축배설물법을 만들면서 가축분뇨 관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며 “일본이 고도성장 시기에는 가축분뇨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 70년대 이후 오일파동을 겪으면서 자원을 재사용하자는 분위기가 생겼고, 이를 전후해서 환경도 보호하고, 자원도 활용하자는 의미에서 가축분뇨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축배설물법을 근거로 농림수산성은 ‘가축배설물의 이용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기본방침’을 책정했다. 핵심은 2025년까지 ‘경축농업과의 연계를 통한 퇴비 이용’과 ‘가축배설물의 에너지 이용’ 등이 그것이다. 특히 가축분뇨의 퇴비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축산농가 배설물을 공동으로 처리하는 퇴비센터는 전국에 약 350개에 이르고, 지역환경에 따라서 광역유통과 함께 경축과 제휴한 퇴비이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하가 고문의 전언이다.

하가 고문은 퇴비를 경축농업과 연계하고 있는 지역 사례로, 구마모토현의 키쿠치지역을 제시했다. 그는 “축산지역인 구마모토현의 JA키쿠치는 현 안팎의 경종지역 JA와 함께 고품질 퇴비를 생산하고 퇴비를 광역유통하면서 운반비용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 네덜란드는 가축분뇨에 대한 관리가 엄격한 가운데 양돈장의 악취 발생도 최소화하고 있다. 사진은 와게닝겐대학 인근에 위치한 양돈농장 전경.


#가축분뇨에 엄격한 네덜란드 
공기정화시설 설치 의무화로 축사 악취 절감

와게닝겐대학 인근 양돈농장
5200여두 키우는데 악취 적어
축사 규모 맞는 사육두수 유지
농지 퇴액비 살포 등 엄격 관리
"악취 제거 위해 다각적 시도"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교 인근의 양돈농장. 제1농장에서 4000여두와 제2농장에서 1200여두 등 모두 5200여두의 돼지를 키우는 이 양돈장은 와게닝겐대학교 축산·환경연구소의 연구 협력 농장이다. 원래 종돈 농장이었던 것을 2년 전 30대 초반의 젊은 형제가 인수해 일관사육 양돈장으로 전환했으며, 경영규모로 보면 네덜란드 양돈농가의 중간 정도라고 했다.

네덜란드 양돈농장 또한 외부인의 출입을 억제하지만 다행히 하절기인데다 와게닝겐대학교 축산·환경연구소 프리드조프 박사와 동행한 덕분에 농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외관을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농장 내부는 말끔했고 비육돈사가 있음에도 악취도 거의 풍기지 않았다.

프리드조프 박사는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1984년부터 축산농장의 사육 가능 두수를 설정하고 임의적으로 늘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가축분뇨 악취가 배출되지 않도록 축사의 공기정화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양돈장 농장주는 “돈사 지하에 아홉 달 정도 배출되는 분뇨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시설이 있다”며 “여기에 비육돈사에는 공기정화기가 설치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축분뇨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제도를 시행해 왔다. 농지 부영양화, 수질오염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인과 질산염의 투입을 낮추는 정책과 악취관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축분뇨 퇴액비의 살포 가능시기를 설정하는 한편 농작물별 살포량도 규정한 상태다.

프리드조프 박사는 “축사의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다각적인 시도와 현장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1미터 두께로 담은 목재칩에 수분을 유지시키고 유효균이 살도록 하는 악취 여과장치가 양돈장에 설치돼 배출되는 공기를 통과시키는 방식이 있는데 탈취효과가 우수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축사의 면적과 규모에 맞는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해야 축사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며 “네덜란드도 사료를 수입해 가축을 키우고 축산물을 생산하지만 분뇨가 남게 돼 효율적이고 냄새 없는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사진=김흥진 기자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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