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장류업체들이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은 전통장류가 안전하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워,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급식 공동구매 품질기준’ 개선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엄격한 품질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전통장류를 일방적으로 폄하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장류협동조합 소속 장류업체
경기도교육청 구매기준에 반발
“전통식품 안전성 미흡” 주장하며
HACCP 인증제품으로 확대 요구

“100% 국산원료에 품질기준 엄격
전통장류 폄하는 무지한 탓” 
농식품부도 “설득력 없다” 못박아


70여 장류업체가 소속된 한국장류협동조합은 지난 9일 경기도교육청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현재 경기도교육청은 ‘학교급식 가공식품 공동구매 세부 품질기준’에서 국간장, 고추장, 된장 등 장류 제품에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보다 식품안전 기준이 현저히 미흡한 ‘전통식품 품질인증’ 제품만 학교급식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한국장류협동조합은 “HACCP 제조시설 평가 시 심사 항목은 52개인데 비해 전통식품 품질인증은 30개에 불과하며, 이물관리 및 식품위생 확보를 위한 선별검사구역 작업장, 세척·소독 등 기준도 부재하다”면서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장류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전통식품 품질인증’ 제품이 아니라, 국산 원료를 이용한 HACCP인증 제품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HACCP에 비해 ‘전통식품 품질인증’ 기준이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인데, 이는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조주현 사무관은 “전통장류도 다른 식품과 마찬가지로, 식품위생법에 따른 기본적인 식품안전기준을 따르고 있다”며 “특히 ‘전통식품 품질인증’은 원료나 제조기법 등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HACCP과 단순 비교해 전통장류가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식품연구원 남궁배 박사 역시 “전통장류는 항아리에 숙성을 시켜야 되기 때문에 HACCP인증이 안 되는 것이지,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일반장류는 수입콩을 이용해 공장식으로 대량 생산하지만, 전통장류는 100% 국산 주원료을 사용하고, 심지어 자체적인 품질기준도 충족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전통장류 대부분이 규모가 작긴 하지만 작업장, 포장실 등 필요한 시설을 따로 갖추고 깔끔하게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통장류를 생산하고 있는 권기옥 식품명인은 “전통장류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다”며 “전통장류는 인공적인 첨가제를 넣지 않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된다. 온전히 자연에서 얻어지는 전통장류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장류협동조합은 ‘교육청 학교급식 품질기준 개정 의견서 제출 희망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대정부 건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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