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별 정밀한 사양관리 가능”

▲ 김진숙 여에덴목장 대표는 스마트팜을 농장에 적용하면서 원유의 품질과 생산량 등 여러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스마트팜 시스템을 설치하고 나서부터는 개체별로 보다 정밀하게 사양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원 철원군 김화읍에서 낙농목장을 하고 있는 김진숙 여에덴목장 대표의 말이다.


사료를 적게 먹었다거나
앉아있는 시간이 늘었다거나
되새김질 적게 했다거나
특이사항 데이터로 확인 가능

예상되는 질병 리스트 따라
바로 바로 적절하게 대응

스마트팜은 '기록과의 전쟁'
우유 품질·생산량 모두 개선

 

전자회사에 근무하다 부친의 권유로 낙농을 시작하게 됐다는 김 대표는 스스로를 ‘늙은 2세’라고 칭했다. ‘젊은 2세’와 반대되는 뜻으로 부모로부터 낙농을 업으로 물려받는 경우 대부분 20~30대의 젊은이들인데 다소 늦은 나이에 부모로부터 낙농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낙농에 대한 열정만은 부족하지 않았다고. 김 대표는 “처음에는 후계 그룹에 끼기도 어렵고, 또 20년 30년씩 낙농을 하신 분들 그룹에 끼기도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낙농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알아야 했기 때문에 이런 낮설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이라는 교육은 다 찾아다니며 공부를 했었다”고 말했다.  

초보 농사꾼으로 2011년 낙농을 시작한 김 대표는 이후 30마리 수준으로 물려받은 농장을 현재 90마리 넘는 규모로 키웠다. 일 1.5톤 정도의 쿼터를 운영하면서 농장의 부가적 수익을 위해 육성우와 초임만삭우 판매를 겸하는 방식으로 농장을 운영 중이다.

여에덴목장에 설치돼 있는 스마트팜 관련 기기들은 발정체크기와 자동급수, 자동급이, TMR배합기, 착유기, 냉각관리기 등으로 이들의 정보가 모이는 생산경영관리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우유생산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발정체크에서부터 개체별로 사료를 얼마나 먹었는지, 운동과 되새김질은 얼마나 했는지, 유량은 얼마나 되는지 등이 모두 이 생산경영관리 소프트웨어에 담긴다. 물론 개체별 특이사항이나 처치사항 등의 데이터는 직접 입력한다.

김 대표가 스마트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노후된 농장시설을 하나씩 개선해나가면서다. “처음 농장운영을 시작했을 때 성한 것이라곤 스테인리스로 된 급이통 하나였을 정도였다”는 그는 “소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좋은 우유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장시설을 하나하나 수리해 나갔고, 이런 과정에서 스마트팜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통해 보면 개체별로 사료를 적게 먹었다거나 앉아있는 시간이 늘었다거나, 아니면 되새김질을 적게 했다거나 하는 특이사항들이 모두 데이터로 나타난다”면서 “이런 경우에는 상황별로 예상되는 질병 리스트가 제공되고, 상황이 심각한 경우에는 긴급을 알리는 메시지가 스마트폰에 뜨기 때문에 즉각적이고 적절한 개체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스마트팜을 적용했다고 해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라면서 “개체관리가 더 정밀하게 이뤄진다는 점이 장점이며, 이로 인해 효율적으로 농장을 운영할 수 있고, 정밀개체관리를 통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스마트팜은 농장에서 시행된 모든 내용을 시스템에 기록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시스템에서 통신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송아지를 낳을 시점을 알려주는 것은 수정을 한 날짜를 입력했기 때문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 스마트팜 시스템에서는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서 “낙농부문 스마트팜은 기록과의 전쟁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팜을 도입하면서 원유의 품질과 생산량 등이 모두 늘어났다”는 그는 “6년여 전부터 이스라엘 산 정액을 사용해 농장에 적합한 개체로 젖소를 개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4~5년 정도 후면 체구는 다소 작을 수 있지만 균일한 크기의 젖소군으로 농장이 전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진숙 대표는 스마트팜에 대해 마지막으로 “스마트팜이 전혀 일손을 덜어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스마트팜 시설을 설치하기 전에는 비가 오면 우사마다 돌아가며 개폐기를 닫았고, 닫고 나면 비가 그쳐 다시 열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는데, 지금은 비가 오면 스스로 강우를 감지해 개폐기가 작동되니까 이런 점은 편해졌다”며 웃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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