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이 지난 10일 각각 회의를 열고 한우 사육두수 조절을 위해 미경산 암소 비육 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사진은 한우협회 회의 모습.

한우협·한우자조금 회의 열고
‘한우 과잉생산’ 대응 논의

송아지 값 올라 암소 도축률 ‘뚝’  
연말 사육두수 300만두 달할 듯
공급량 더 늘면 ‘가격 폭락’ 우려

농가 당 10두 이내 16개월령 미만
올해 1만두 대상 보전금 주기로


한우 생산자단체가 한우 과잉생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육두수 조절 사업으로 미경산 암소(출산 경험이 없는 암소) 비육 지원에 나선다.

전국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 회의실에서 각각 회의를 열고, 한우 사육두수 조절 사업 추진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은 400만원에 육박하는 송아지 가격 상승으로 암소 도축률이 30% 이하까지 하락하고 있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암소 도축률이 30% 이내의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2019년 이후엔 사육두수가 과잉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높은 송아지 가격 때문에 한우 농가에서 송아지를 많이 키우고 있다”면서 “현재 한우 사육두수가 292만두 수준으로, 올해 연말에는 300만두까지 늘어나고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한우 사육두수가 320만두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한우 가격으로, 최근 수입 쇠고기 소비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우 사육두수 증가로 공급량이 확대될 경우 한우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져 한우 농가들이 심각한 경영위기에 놓이게 된다. 자칫 지난 2011~2013년의 한우 가격 폭락 사태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게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의 전망. 2011~2013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255만2500두 수준이었던 한우 사육두수가 2011~2013년 사이 290만~301만7000두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2010년 1만7000원 수준을 유지했던 한우 지육 1kg당 평균가격이 2011~2013년에는 최저 1만18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우자조금 예산 가운데 수급안정적립금에서 40억원의 재원을 확보, 한우 사육두수 조절을 위한 송아지 생산 감소 수단으로 미경산 암소 비육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는 우선 미경산 암소 1만두를 대상으로 사업 참여 농가에 마리 당 30만원의 보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농가 당 10두 이내, 16개월령 미만 미경산 암소만 사업 참여가 가능하고, 생후 36개월 이하로 사육해 출하가 이뤄지게 된다. 사업대상은 향후 한우협회가 구성하는 ‘선정위원회’에서 선발하고, 사업대상으로 선정된 소는 농장 방문 확인·이표 부착 등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된다. 각 지역별 관리는 한우협회 시도지회 및 시군지부에서 담당하게 된다.

이 같은 미경산 암소 비육 사업은 자조금 예산 사용에 대한 한우자조금 대의원회 및 농림축산식품부 승인을 통해 최종 확정되며, 사업 진행이 결정되면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은 사업 참여 희망 농가들을 대상으로 미경산 암소 비육 사업의 목적, 주의사항 등에 대한 집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홍길 회장은 “미경산 암소 비육 사업은 과거와 같은 한우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사태를 막기 위해 농가 스스로 사육두수를 조절하려는 것”이라며 “이 사업이 실패하면 한우산업이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는 만큼 농가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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