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배수시설 설치 물 빠짐 원활
논·밭 모두 사용 가능 주목
올해 한들지구 시범사업 마무리
농어촌공사 7만ha 중장기 추진 계획


효과적인 쌀 생산조절을 위한 방안으로 농지범용화사업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농지범용화사업이란 논에 배수시설을 설치함으로써 물 빠짐을 원활하게 해 필요에 따라 논과 밭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농업기반시설정비사업 중 하나다.

▲왜 농지범용화 사업인가?=소비량 대비 생산량 과잉을 빚어온 쌀 생산을 줄이기 위해 올해 세 번째로 도입된 쌀생산조정제(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는 당초 목표치인 5만ha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내년에 예정된 10만ha에 대한 생산조정제 시행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1월 말부터 진행된 생산조정제 신청실적은 신청초기 5000ha를 넘기지 못하면서 목표치 달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3차례에 걸친 대책 조정과 쌀전업농 차원의 의무적 참여가 가세하면서 3만7000ha가량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내년도 10만ha에서 생산조정신청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올해 실시된 생산조정제 참여가 부진했던 이유로 밭작물 재배를 위한 농기계의 준비부족과 함께 밭작물 재배를 위한 생산기반정비의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었다. 배수 등의 영농여건이 불리한 농지에서 밭작물을 재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쌀 생산과잉 때마다 검토=그간 농지범용화사업은 쌀 생산이 과잉됐을 때 마다 추진이 검토됐다. 하지만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것은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 농지범용화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었다.

농지범용화사업은 지난 2011년 7월 농식품부가 식량자급률 목표치 재설정과 자급률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검토됐다. 당시에도 쌀 적정생산을 목표로 논에 타작물을 재배할 경우 ha당 3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한편, 논에 밭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배수가 불량한 논에 암거배수시설을 설치하기로 하면서 2015년까지 1만ha를 대상으로 농지범용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2년 출수기와 등숙 초기에 태풍 볼라벤과 덴빈, 이후 등숙기에는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계획이 중단되면서 현재까지 이렇다 할 본 사업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

▲올해 시범사업 마무리=이후 농업기반시설정비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2022년까지의 식량자급률 목표치 달성을 위해 타작물 전환이 필요한 17만ha 중 영농여건이 불리한 7만ha에 대한 농지범용화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주요 식량작물 주산지를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인 농지범용화사업을 위해 우선 범용화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한들지구(경북 상주)에서 올해 시범사업을 완료하고, 성과분석을 통해 범용화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범용화사업 확대에는 내년도에 주요 식량작물 주산지를 대상으로 농지범용화 지원조사를 실시해 대상물량과 사업성과 경제성을 분석하는 한편, 투자 우선순위 등의 정책목표를 수립한다는 것.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7만ha수준에서 농지범용화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겪고 있는 쌀 생산과잉을 해소하면서 다른 작물의 자급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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