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분뇨도 에너지 자원으로…악취 해결까지 ‘일석이조’

▲ 양돈농가인 최명복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여양농장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바이오매스 기술을 축적하며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최명복 씨가 양돈농가 25명과 힘을 모아 지난해 준공한 바이오가스 연계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을 소개하며 청양지역에서 배출되는 돼지 분뇨 처리와 축산환경 개선을 다짐했다.

양돈농장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성공하고 있는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양돈농장에 밀폐된 혐기소화조를 설치해 바이오가스 재생에너지 시설을 운영해 분뇨를 처리하며 악취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충남 청양의 여양농장은 1997년 이후 현재까지 바이오가스 발전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양돈농가 등 25명이 뭉쳐 청양지역 돼지 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이천의 도드람환경연구소는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을 2013년부터 가동하며 축산환경을 개선하며 수익도 올리고 있다.   


#충남도 청양 여양농장

유럽 연수 뒤 재생에너지 ‘몰두’
가축분뇨 관련 문제 처리 앞장

돼지 5000마리 키우며 전기 생산
하루 평균 분뇨 30여톤 처리
20년 이어온 노하우 살려
영농법인 설립…자원화 시동 


충남 청양군 장승리에서 5000여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최명복 씨는 전기를 생산하는 축산농가다. 그가 운영하는 여양농장에서는 하루 평균 돼지 분뇨 30여톤이 배출되고 있는데 분뇨가  에너지를 만드는 자원이다.

일반적인 양돈장에서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분뇨를 처리하고 악취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만 여양농장에서는 걱정이 없다. 특히 개별 양돈장에서도 분뇨의 에너지 자원화와 악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젖소를 키우던 최명복 씨는 지난 1993년 양돈으로 축종을 변경하고 1997년 당시 산자부 정책사업으로 여양농장에 혐기소화조와 바이오가스 생산설비, 그리고 발전기를 구축해 전기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축산농가 최명복 씨가 재생에너지에 빠져들게 된 것은 유럽 농업연수가 계기였다. 1990년 유럽으로 농업연수에서 독일 등 축산농가를 방문했는데, 농장에서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비록 짧은 기간의 연수였지만 자신의 양돈장에 바이오가스 시설 도입을 결심하게 된 시간으로 충분했다.

거대한 규모의 발전소에서나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았었지만 축산농장에서도 전기를 생산하고, 분뇨 냄새도 잡으면서 품질 좋은 퇴액비를 생산하는 것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재생에너지에 도전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생소한 것이어서 전문가는 물론 정보가 거의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 때문에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독일의 축산농장과 바이오가스 시설을 방문해 기술을 터득했다.

최명복 씨는 “무엇보다 축사의 환경은 분뇨를 최대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자부 지원을 받아 300톤 규모의 콘크리트 분뇨탱크 2기를 설치하고 바이오가스 발전 설비를 1997년 완공해 전기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설을 완공해 가동하면서 기술적 노하우가 없어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지만 분뇨 악취를 관리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며 “2005년에는 700톤과 500톤 규모의 혐기소화조 2기를 새로 구축해 지금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돼지를 키우며 바이오가스로 발전하는 재생에너지에 몰두하고 있는 최명복 씨는 지난 2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젠 청양지역의 가축분뇨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청양지역의 양돈농가 등 25명이 모여 ‘청양군 양돈 액비유통센터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바이오가스 연계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다. 축산발전기금 재원으로 45억원의 사업비(보조 31억5000만원, 융자 13억5000만원)를 투자해 청양군 장평면 분향리에 하루 95m2의 분뇨를 처리하는 시설을 갖췄다.

최명복 씨는 “지난해 가축분뇨 자원화시설을 완공해 가동하며 법인에 참여하고 있는 청양지역 양돈농가의 돼지 분뇨를 에너지와 퇴액비로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음식물쓰레기도 처리할 것”이라며 “인근에 비닐하우스 농가들에게 난방에너지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사진=김흥진 기자
 

▲ 경기도 이천 도드람환경연구소가 양돈농장 오금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해온 바이오가스 자원화시설은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분뇨 처리와 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경기도 이천 도드람환경연구소
‘저비용·고효율’ 생산 전기, 연간 순수익 5억

양돈 분뇨 하루 40여톤 처리
음식물폐기물 15톤도 자원화
다겹소화조 기술로 특허 획득
탈황 작업 등 비용도 확 줄여


축산 분뇨가 축산업의 지속가능 여부와 직결될 만큼 축산 현장에서는 분뇨 처리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분뇨 처리는 물론, 분뇨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도드람환경연구소’가 경기도 이천시의 양돈 농장인 오금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 중인 가축분뇨자원화 시설로, 이 시설에서는 농장의 양돈 분뇨와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폐기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와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 연구시설인 도드람환경연구소는 지난 2009년 설립된 곳으로 환경공학 전문가인 윤태한 박사가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도드람환경연구소에서는 약 5년여의 연구 끝에 가축분뇨와 30℃ 이상에서 멸균 처리한 음식물폐기물을 주원료로 메탄가스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에너지원인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기술은 정부(산업통상자원부) 연구과제로 선정, 도드람환경연구소는 정부 지원과 자부담까지 모두 60억원 가량의 예산을 갖고 이천시 소재 비육돈 5000두 규모의 양돈 농장인 오금영농조합법인에 유효용량 3000㎥, 하루 처리용량 60㎥의 혐기소화조와 정화처리시설, 매탄가스 저장조, 발전실 등을 갖춘 가축분뇨 및 음식물폐기물 자원화시설을 설치해 2013년 11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도드람환경연구소에서 운영 중인 자원화시설에선 오금영농조합법인에서 배출되는 양돈 분뇨 40여톤과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폐기물 15톤가량이 매일 처리되고 있다. 분뇨와 음식물폐기물이 전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른 자원화시설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도드람환경연구소의 시설에는 각 단계마다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특징적인 기술이 숨어 있다.

일반적인 혐기소화조는 하나의 원통형으로 이뤄진 완전혼합형 소화조인데 반해 도드람환경연구소의 혐기소화조는 내부가 여러 겹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는 유입된 원수가 미처 분해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 채 배출되는 완전혼합형 소화조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내벽이 유로를 형성시켜주기 때문에 적은 동력으로 효율적인 교반이 이뤄지는 장점도 갖고 있다.

여기에 원형, 다각형 등 협기소화조를 부지 형태에 따라 적합한 형태로 설치할 수 있는 것도 도드람환경연구소가 보유한 기술 중 하나다. 윤태한 대표는 “도드람환경연구소는 다겹소화조에 대한 특허도 받은 상태”라며 “매탄가스에 함유된 황화수소를 제거하는 탈황 작업도 황산화미생물을 활용한 시스템을 도입해 가온비용과 교반비용, 탈황비용 등 시설 운전비용이 저렴한 것도 우리 자원화시설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액상 분리한 음식물폐기물이 아니라 고형물이 많이 함유된 음식물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고형물이 많은 원료를 사용해야 바이오가스가 많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윤태한 대표는 “고농도의 유기물이 원료로 들어가도 시설이 문제없이 잘 가동되면 경제성이 있는 것”이라며 “도드람환경연구소의 시설은 고형물이 많아도 교반이 잘 이뤄진다”고 언급했다.

도드람환경연구소는 이러한 자원화시설에 양돈 분뇨와 음식물폐기물 원료 비율을 7대3 수준으로 투입, 원료 톤당 약 80㎥의 바이오가스와 이를 활용해 150kwh 가량의 전기를 생하고 있다. 생산한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해 연간 4억~5억원 가량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윤태한 대표는 “우리가 운영 중인 자원화시설은 분뇨와 음식물폐기물 처리 문제 해결은 물론, 시설 운영에 대한 경제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전기를 판매해 별도의 수익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며 “가축 분뇨 발생 및 악취 문제, 이로 인한 각종 민원 해결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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