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 소비확대를 위해 소비성향의 변화를 반영한 품종개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능성·사용처 등 구분해 육성
벼 육종기술 전문인력 확보를


쌀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열쇠로 ‘쌀’을 주목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제는 기후환경이 변하고, 소비자 성향이 바뀌고 있는 환경을 고려한 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7월 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그랜드홀에서 개최한 ‘쌀 산업발전 및 소비활성화 전략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됐다. 심포지엄에는 이규성 농진청 차장, 김두호 식량과학원장, 김광섭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등 연구자와 생산자, 소비자, 산업체 등 300여명이 참석, 우리나라 쌀 산업이 가야할 길을 조망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의 이점호 작물육종과장은 우선 벼 연구의 흐름부터 설명했다. 1980년대 이전이 다수확을 위한 연구가 많았고, 1980년대는 맛·재배안정성, 1990년대는 고품질·기계화, 2000년부터는 기능성·가공용에 연구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이 과장은 “세계는 바이오 경제시대로 진입하는 중인데, 식량부족 심화, 자연과 에너지 고갈, 건강한 삶의 질 관심 증대 등을 해소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바이오 경제가 부각되고 있고, 이 시대에는 생물자원의 1차 생산 중요성이 재인식될 수밖에 없다”며 “쌀 산업의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예측과 함께, 이 과장은 앞으로는 환경변화란 변수를 더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경변화 변수는 ‘시장개방’과 ‘기후변화’, ‘소비감소’, ‘고령화’ 등이다.

이 과장은 “이들 변수에 따른 쌀 연구가 달리 추진돼야 한다”며 “시장개방에 따라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에 가격·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품질 품종을 개발하고, 기후변화로 돌발재해가 많은 만큼 재해와 병충해 저항성이 있는 품종을 만들어야 하며, 소비감소는 산업체가 선호하는 품종과 화장품과 같은 비식용 품종으로 나누는 것에서 풀어내고, 고령화 시대에 맞춰 기능성 쌀과 친환경 쌀을 생산해야 한다는 식의 연구가 한 예”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이들을 포함해 앞으로 10년을 대비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연구조직을 구축하고 벼 육종 기술 전문인력을 확보·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벼 육종 인프라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민승규 국립한경대 석좌교수(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도 비슷한 구상을 그렸다. 다만, 이점호 과장은 제반환경 변화에 따른 ‘벼’에 집중했다면, 민 교수는 그 중 ‘소비자’란 주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민 교수는 “소비자가 ‘자신만의 쌀’을 원하고 있는 것처럼 시대가 변하고 있다”며 “예전에 주방을 공개하는 것은 깨끗한 주방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며 신뢰를 쌓기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요리사가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용도로서 주방을 개방하고 있듯이 발상의 흐름이 바뀌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패턴을 분석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5년 후, 10년 후 소비자, 더 넓게는 유통의 패턴이 어떻게 변할지 데이터를 명확히 따져보고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과 함께 부대행사도 열렸다. ‘농촌융합·복합산업 쌀 가공식품 페스티벌’이란 제목으로, 행사장 입구에 진행된 부대행사는 깊은숲속행복한식품, 동송농협, 홍윤베이커리, 세준푸드, 미실란 등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기술 이전을 받은 16개 쌀 가공업체의 쌀국수와 쌀빵, 떡국 등 가공식품을 전시,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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