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 시즌의 첫 스타트를 끊을 썸머킹이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홍동식 소보면썸머킹생산자협회장이 곧 수확될 썸머킹의 품위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아오리보다 수확 20여일 빨라
7월 초·중순 출하 본격화
지난 봄 냉해 빗겨가 안심
당도 높고 생산 호조
지난해 수준 가격형성 기대 


“이제부터는 썸머킹이 여름사과는 물론 한 해 사과 시즌의 첫 시작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가 육종한 신품종 여름사과 썸머킹이 국내 여름사과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사과 출하기가 분산되는 등 전체적인 사과 산업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읽힌다. 지난 3일 수확을 목전에 둔 썸머킹 주산지 경북 군위군 소보면 사과 단지를 찾았다.

홍동식 소보면썸머킹생산자협회장은 “전국 최초로 썸머킹을 재배했고, 현재 이 지역이 전국 최대 썸머킹 주산지이기도 하다”며 “4년 전 식재해 2년 전부터 썸머킹이 생산되기 시작했고, 올해엔 본격적으로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한 개 APC(산지유통센터)에서 선별을 진행했는데 올해부터는 생산량이 늘어 세 개 APC에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7월 초 현재 산간지역에 식재된 곳에선 썸머킹 수확이 시작됐고, 우리도 다음 주(10일경)면 수확을 할 예정”이라며 “썸머킹은 기존 여름사과인 아오리(쓰가루)보다 수확시기가 20일 정도 당겨졌고, 아삭하면서 상큼한 맛을 지녔다”고 썸머킹을 소개했다.

현재 봄철 냉해 등으로 전체적인 과일 작황이 좋지 않지만 썸머킹을 비롯한 여름사과는 이런 피해도 비켜간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썸머킹은 과실을 당겨도 가지까지 같이 떨어질 정도로 나무가 단단하다. 더욱이 부사를 비롯한 다른 과일들은 꽃필 무렵 냉해 피해를 받아 피해가 컸지만, 여름사과는 봄철 냉해가 오기 전 적과가 다 마무리 돼 별다른 피해를 받지 않았다”며 “예상만큼의 생산량이 나오면서 당도 등 품위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썸머킹의 정착은 전체 사과 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별다른 조생 여름사과가 없어 7월 말 이후가 숙기인 아오리가 일찍 시장에 출하되는 경향을 보였고, 이는 과일의 경우 시즌 첫 출하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사과 산업엔 부정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썸머킹이 7월 초·중순에 자리 잡으면서 큰 틀로 ‘썸머킹-아오리-아리수·홍로(추석용)-중생종(양광 등)-부사’로 이어지는 사과 적기 출하도 가능해지게 됐다.

홍 회장은 “과일은 첫 출하 물량이 중요하다. 여기서 소비자 인식이 부정적이면 한 해 소비도 안 좋아질 수 있다”며 “썸머킹이 전체 사과산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도 이 같은 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썸머킹이 대부분 출하되는 가락시장 서울청과는 썸머킹의 인기 속에 올해엔 판매망을 넓힐 계획이다.

김용흠 서울청과 경매부장은 “4일부터 썸머킹이 시장에 입고됐다”며 “지난해엔 한 유통업체와 거래를 했지만 올해엔 거래처를 한두 군데 더 늘려 분산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장은 “아오리의 경우 7월 말을 기해야 정상적인 맛이 나오지만 썸머킹은 현재 당도가 11브릭스까지 나올 정도로 괜찮다”며 “썸머킹으로 인해 여름사과가 분산되면서 사과 산업에도 좋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썸머킹이 이제 막 출하를 시작하고 있고 전체적인 과일 소비도 좋지 않은 편이라 아직 구체적인 시세 흐름이나 전망은 잡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부장은 “사과 전체적으로는 낙과 등의 피해를 입었지만 썸머킹 등 조생 사과는 그런 피해가 거의 없었다”며 “현재 장마철 등으로 전반적으로 과일 소비 자체는 좋은 편이 아니지만 썸머킹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가격대로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부장은 “시세를 너무 기대해 출하를 늦추면 아오리 등 타 과일류와 물려 출하될 수 있어 가급적이면 당도가 올라서는 시점에서 출하가 전개되길 바란다”고 산지에 당부했다. <끝>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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