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로 마을 공동체 강화…부가가치 창출은 ‘덤’

독일에는 200개 정도의 바이오매스타운이 있다. 니너작센주의 작은 농촌마을인 윤데마을에서 처음 시작된 바이오매스타운은 농촌에서 폐기물로 소외됐던 가축분뇨를 비롯해 각종 농산부산물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며 마을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가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독일의 윤데마을과 베테징엔마을 취재 결과 바이오매스로 축산농가와 일반주민 등 농촌마을의 공동체가 구축되고 지역 경제활성화와 부가가치 선순환이 강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 독일 최초로 바이오매스타운이 조성된 윤데마을은 2005년부터 가축분뇨와 농산부산물, 에너지 작물을 발효시켜 만든 매탄가스로 발전을 해 전기를 판매하고, 폐열을 이용해 마을주택에 난방열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은 윤데마을 안에 설치된 바이오매스 시설로 혐기소화조와 매탄가스 저장시설, 발전기 등이 가동되고 있다. 또한 이 시설에서 생산된 액비와 퇴비는 농작물 재배를 위한 양분으로 사용하고 있다.

# 독일 1호 바이오매스타운 ‘윤데마을’

"일반 주민 참여 협동조합, 연간 매출 15억5000만원 달해"

200가구 모여사는 농촌마을
농업인은 9가구뿐이지만
괴팅겐대 공모사업에 선정
‘바이오매스 협동조합’ 결성

가축분뇨·농산부산물로 만든 
매탄가스 발전 전기 팔아 수익
폐열은 마을주택 난방열 공급
악취 대폭 줄여 갈등 해결도


독일 니더작센주 남부지역에 위치한 괴팅겐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윤데마을. 밀밭과 젖소를 방목하는 초지 등으로 둘러 싸여 있는 윤데마을은 전형적인 농촌풍경을 보여준다. 붉은 지붕의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윤데마을 입구에 세워진 바이오매스타운을 알리는 표지판이 인상적이다. 바로 독일의 제1호 바이오매스타운이다.

200가구 750명이 거주하는 농촌마을이지만 농업인은 9가구에 불과하다. 이 농가들은 젖소, 돼지 등 축산과 함께 옥수수, 귀리 등 곡물을 재배하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주민들은 괴팅겐 등 도시 직장에 다니거나 농업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농촌마을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오매스타운이다.

지난 2001년 독일 괴팅겐대학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학제 간 연구소(IZNE)’가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자급하는 마을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사업 대상 마을을 공모해 윤데마을이 최종 선정된 것이 계기다. 공모에는 모두 21개 마을이 도전할 정도로 참여열기도 뜨거웠다. 

괴팅겐대학교 IZNE 베네딕트 사우어 박사는 “독일은 석유 등 에너지원 수입액이 연간 900억 유로에 달하고 있고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환경문제도 야기하고 있다”며 “이에 농가에서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면 에너지 수입 대체는 물론 농촌소득 향상, 온실가스 저감 등 직간접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향에 따라 공모에 선정된 직후 윤데마을에서는 주민이 참여하는 바이오매스 협동조합을 결성해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윤데마을 주민들이 바이오매스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된 것도 국제 석유가격 불안정에 대비한 난방비 등 에너지 비용 절감, 마을 활성화, 특히 가축분뇨에서 풍기는 악취를 줄이는 대안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괴팅겐대학교 IZNE는 설명회와 컨설팅은 물론 각종 연구 등 사업정착을 위한 지원에도 나섰다.

이렇게 윤데마을 한 쪽에 가축분뇨를 비롯해 옥수수 등 에너지 작물, 그리고 각종 농산부산물을 공동 처리하는 바이오매스시설이 구축돼 2005년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 시설을 통해 마을 축산농가에서 사육하는 가축의 분뇨는 바로바로 처리돼 악취를 대폭 줄이고 분뇨와 농산부산물 등을 발효시켜 발생하는 매탄가스로 발전한 전기는 판매해 마을수익이 되고 있다. 특히 매탄가스 발전을 통해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마을주택에 난방열을 공급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난방비 걱정을 해결해 주고 있다.

바이오매스 시설은 혐기소화조 3000㎡, 밀폐저장조 5000㎡, 바이오가스 저장조 8000㎡와 함께 716kW 전력생산용 가스터빈 열병합발전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하루에 가축분뇨 25톤, 농산부산물과 에너지작물 34톤을 투입해 연간 전기 500만kWh, 열에너지 400만kwh를 생산하며 석유와 원자력 에너지로부터 에너지독립을 일궜다. 특히 연간 바이오매스 전기 판매와 난방열 공급으로 120만 유로(약 15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우어 박사는 “윤데마을 바이오매스사업은 농가들의 수익원이 되는 동시에 가축분뇨 악취가 줄어 환경도 좋아졌다”며 “특히 난방열 단가는 1kWh에 6센트(유로)로 매우 저렴해 사업 첫해인 2005~2006년 마을주민들은 난방비 9만 유로를 아끼는 등 공동의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 브로이나시 베테징엔마을 가장자리에 가축분뇨 등을 처리해 매탄가스와 퇴액비를 생산하는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여기에서 생성된 매탄가스로 열병합발전기에서 전기 생산하면서 난방열을 공급하고 있다. 디터 회슬 베테징엔에너지협동조합 대표가 바이오매스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환경운동에서 바이오매스로 발전한 ‘베테징엔마을’

"공공기관·교회 등 난방열 공급
이산화탄소 연간 1300톤 저감" 

원자력 폐기물 처리장 
저지
마을 주민, 환경운동으로 뭉쳐
태양광·풍력발전도 적극적

일반 시민들 높은 관심 타고
바이오매스 발전시설 구축


독일의 관문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쪽으로 난 고속도로를 자동차로 2시간30분 정도 달리면 헤센주 브로이나시에 도착한다. 지방의 소도시인 브로이나시에서는 최근 바이오매스 사업을 진행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브로이나 인근에 카셀이라는 도시가 있지만 살기 좋은 마을로 알려지며 정착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고 했다.

클라우스-디터 헹겔만<사진> 브로이나시장은 “1978년 우리 지역에 원자력발전소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나오면서 마을주민들이 모여 이를 저지하며 환경운동이 적극 전개됐고, 특히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바이오매스에 더욱 적극적이다”라며 “유기성자원 바이오매스와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고 풍력발전도 계획하며 내가 만드는 전기에 대해 매우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로이나시에 속해 있는 베테징겐마을은 이 도시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다. 바이오매스에 대한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2011년 협동조합을 결성해 본격 추진에 들어갔다. 사업을 위해 결성된 협동조합의 분야별 대표는 명예직으로 활동하며 매주 모여 사업을 구체화했다고 한다.    

디터 회슬 베테징엔에너지협동조합 대표는 “2009년 시민을 대상으로 바이오매스 설명회를 갖고 TF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했다”며 “농가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 바이오매스 설비기업과 발전시설을 구축해 2011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축분뇨와 유기성자원으로 매탄가스를 생산해 발전하면서 베테징엔마을 153가구에 난방열을 공급하는 사업이 시작됐다. 난방열 공급을 위한 파이프라인은 사업참여자 153가구가 투자해 구축했다. 이후 난방열 공급을 희망하는 주민이 늘면서 현재는 200가구를 넘고 있다.

이를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마을의 축산농가들이 키우는 비육 소 300마리, 젖소 100마리를 비롯해 양, 얌소 등 가축분뇨와 옥수수, 귀리 등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이용하고 있다.   

디터 회슬 대표는 “가축분뇨 등으로 바이오매스를 통해 발전을 하고 난방열을 협동조합 회원 주민들은 물론 공공기관 4개, 교회 3개, 기업체 1개 등에 공급하고 있다”며 “난방열을 공급받고 있는 곳에서는 석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어 연간 13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터 회슬 대표는 특히 바이오매스타운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저감, 자원재활용, 에너지 독립, 마을내 경제적 가치 순환 및 시민에 이윤 환원 등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사진 = 김흥진 기자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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