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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女담] 인꽃이상분

요가를 시작한 지 3년 되었다. 건강한 삶에 관심이 많은 현대 사회이다 보니, 운동하지 않던 나도 어느 틈에 그 무리 속에 들었다. 대부분이 50∽60대의 장년들이다. 그래서인지 강사도 어려운 동작보다는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고, 몸을 가볍게 이완해 주는 쉬운 동작들을 주로 가르친다. 잘하려는 생각보다 몸의 조화를 되찾는다는 마음으로,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따라한다. 처음에는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여 근육통까지 왔지만, 지금은 몸의 근력과 유연성이 생겨 스스로 대견해 하며 마음의 수양을 쌓는 중이다. 농번기 때는 비어있는 자리가 많지만, 그 외에는 모처럼의 여가선용의 기회인지라 촌부들의 열기가 대단하다.  

어제는 할머니를 따라서 꼬마숙녀가 왔었다. 검은색 일색의 운동복차림인 우리 속으로 들어온 아이는, 그야말로 한 송이 예쁜 꽃이었다. 인꽃(人花).

“꽃이 아무리 곱다 해도 인꽃만 하랴.”

옛날 어른들이 아이를 꽃이라 하더니 세상에 이보다 더 예쁜 꽃이 또 있을까 싶다. 개나리꽃과도 같고 막 피어나는 진달래꽃 같기도 하다. 할머니들이 예쁜 꽃에 취해, 어찌할 줄 모르며 성가실 정도로 이것저것을 묻는다. 나이를 묻자 말보다 손가락 다섯 개를 펴 보인다.

비혼과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는 이즘에, 할미의 배움터에 스스럼없이 따라와, 함께하는 조손(祖孫)의 모습이 더없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어린아이에 취해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는 징조 일 게다. 젊어서는 먹고 살기에 바빠 제 아이조차도 예쁜 줄 모르고 살았데, 요즘은 세상 모든 아이가 다 내 자식인 양 예쁘고 귀엽다. 이건 어쩜 내 자식이 혼기에 차 있어서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 아이의 모습이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다. 손주가 있는 이들은 저마다 휴대전화에 저장해 놓은 사진을 꺼내 보이며 손주 자랑하기에 바쁘다. 예서제서 돈을 내놓으라는 질타가 쏟아지지만, 그래도 손주자랑은 끝이 없다.

조건 없는 내리 사랑의 표본이리라.아이가 강사의 동작과 할머니의 행동을 살피며 몸을 움직인다. 눈치가 보통이 아니다. 척추나 허리에 도움이 되는 코브라 자세도 손바닥을 가슴 양옆에 짚고 정확한 모습으로 잘 따라 하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할머니들의 눈길이 모두 그곳에 머문다.

“아이고! 어쩜 저리도 예쁘게 잘 따라 하니?”

사회적 변화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자신의 삶과 가치만을 우선순위에 두는 젊은이들만 탓 할 일이 아니다. 양육비와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상당함으로, 결혼기피와 저 출산율의 문제까지 야기되며, 여러모로 암울한 시기에 처한 젊은이들이다. 많은 지원책이 늘어나 세상이 온통 인꽃으로 만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갑자기 아이가 까르르 웃는다. 맑은 웃음소리다. 이유도 모르는 체 우리도 덩달아 웃는다. 둘러보니 엉거주춤한 우리의 모양새가 참으로 가관이다. 활짝 핀 할미꽃이 예쁘다. 그러나 어린 인꽃만 하랴!
 

   
 

이상분 
계간 좋은수필 신인상
좋은수필 작가회 회원
한국농어민신문 ‘밥상일기’ 기고
경기도 평택시 소사벌 서예대전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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