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시장분석 데이터 관리
고품질 돈육 생산 자신
생산농가와 신뢰관계 구축

1등급 이상 출현율 72%
과지방·저지방육은 10% 이하
탕박등급제 시작하고
단계별 개선방향 모색해야


원료육을 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 받으려는 육가공업체들과 힘들게 키운 가축을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넘기고픈 생산 농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우리 축산업계에서 농가와의 강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농가 소득 향상, 업체 손실 비용 절감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산 돈육 브랜드인 ‘12 정품’을 생산·유통 중인 ‘대성실업(충주시 소재)’으로, 김영숙 대성실업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축부터 가공·유통까지 원스톱 시스템 운영=지난 1981년 축산물 도축장으로 출발한 대성실업은 현재 도축부터 가공·유통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축산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HACCP을 적용한 작업장에서 하루 2200두 규모의 도축량을 소화하며 전국 도축 순위 6~7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대성실업은 지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내 100대 식품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대외적으로도 경영성과를 인정받았다. 지금은 도축·가공·유통 분야를 더욱 전문적으로 세분화 시켜 돼지 도축·가공 중심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성실업을 모기업으로 유통전문 자회사인 ‘대성웰그로’, 세절·맞춤가공 전문 회사인 ‘대성푸드빌’까지 축산물 가공·유통 전문 자회사를 운영하는 DS그룹으로 성장했다.

김영숙 대표는 “대성웰그로 설립의 경우 구제역으로 경영위기를 맞이했던 시절, ‘30년 된 기업을 앞으로 300년을 더 이어가는 기업으로 지켜가겠다’는 다짐 속에 도전했던 회사”라며 “도축장·가공장·자체물류·체계적인 유통망 등을 바탕으로 우수한 품질의 돼지고기를 공급한 결과, 현재 그룹사 전체 매출규모가 22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생산농가와 강한 신뢰 관계 형성=대성실업은 ‘사람이 전부’라는 경영철학을 기업 운영의 중심에 놓고 있다. 이에 대성실업에 적합한 인재 양성을 위해 직원 교육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부터 직원까지 빠짐없이 주간 교육부터 분기, 연간에 걸친 지속적인 역량 강화 교육에 참여하며 회사의 비전과 문제에 대해 공유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같은 시스템은 생산농가와의 관계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우수한 인력을 통해 시장을 분석, 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자료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돈육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농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돼지 등급 출현율, 하자육, 시장에서 원하는 품질 등을 자체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농가와 공유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농가와 신뢰관계가 형성돼 질병 예방, 절식 등 품질 관리에 농가들이 불만 없이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농가는 소득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는 보다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좋은 사례가 지난해 9월 1일부터 시행 중인 탕박등급제 정산이다. 현재 양돈업계가 육가공업체와 생산자간 이해관계가 얽혀 정상적인 탕박등급제를 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대성실업은 큰 탈 없이 생산 농가들과 탕박등급제 도입에 합의하는데 성공했다. 많은 육가공업체들이 이익을 고려해 탕박지급률제를 선택하며 농가와 지급률 줄다리기를 벌이는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대성실업 입장에선 통 큰 결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김영숙 대표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을 통해 탕박등급제의 장점을 알게 되면서 국내 양돈 산업 발전 및 수입육에 대응하기 위해 절식으로 사료 값을 절감할 수 있고, 등급별로 품질을 인정해 더 우수한 돼지고기 생산을 유도할 수 있는 탕박등급제를 하루빨리 시행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다행히 농가와도 잘 협조가 이뤄져 빠르게 탕박등급제 정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대성실업 자료에 따르면 탕박등급제 시행 이전 69% 수준이었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현재 72%까지 올라갔고, 과지방·저지방육 비율은 10% 이하에서 관리되는 등 돼지고기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김영숙 대표는 “탕박등급제가 양돈 현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등급 조정, 2차 등급(결함육 판정)의 정확한 적용, 등급 내 품질 격차 해소 등 등급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각종 손실 비용 절감 등 장점이 더 많은 만큼 양돈업계에선 일단 탕박등급제를 하루 빨리 시작하고, 단계별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양돈사업 진출로 축산계열화 실현=대성실업은 고품질의 원료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지난 2016년 비육농장을 인수, 양돈법인인 ‘더 함께’를 설립하고 축산계열화 사업 체계 구축에 나섰다. 양돈법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되면 농장에서부터 소비자 식탁에 돼지고기가 올라가기까지 전 단계를 대성실업이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영숙 대표는 “계열화 시스템을 통해 2020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갈수록 수입육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더 우수한 제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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